로알드 달의 백만장자의 눈
로알드 달 지음, 김세미 옮김 / 담푸스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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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그는 크게 소리 내어 말했다.
"널 꺼내고야 말 테다, 이 숨은 악마, 빌어먹을 물건아.”
장갑을 낀 손가락이 검은 흙을 한주먹 쓸어 내자 뭔가 납작한 물건의 굽은 가장자리,
커다랗고 두꺼운 접시의 테두리 같은 것이 흙 바깥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그는 손가락으로 테두리를 문지르고 다시 문질러 보았다. 그러자 갑자기 테두리에서
녹색 빛이 반짝였고 고든 부처는 고개를 가까이, 더 가까이 숙여 그가 방금 손으로 팠던
작은 구덩이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테두리를 손가락으로 박박 문지르자
순간 의심할 여지 없는 고대 금속의 청록색 표면을 확실하게 볼 수 있었다. 그는 심장이 멎는 듯했다.

정말 소문난 이야기꾼으로 全美 미스터리 작가상을 무려 세번이나 수상한 작가님의 이번 작품은

기묘하면서도 따끔한 메세지들이 가득 담겨있는 소설이다. 진수가 담겨있는 소설이라 표지부터

범상치 않다. 눈을 가리고 있는 한 남자의 모습이 상상력을 자극한것 같다.

끝내 돌아오지 않았던 거북이가 소년이 펼치는 자메이카 휴양지에 있는 호텔에서 일어난 사건은

허세에 쩔어있는 어른들을 향해 조롱이라도 하듯이 유유히 소년과 거북을 바다로 떠나보낸다.

이야기의 흐름이 허구이긴 하나 진실성이 공존하고 있어 느껴지는 바가 많은 이야기들로

구성되어있다.‘동물들과 이야기하는 소년’, ‘히치하이커’ ‘밀덴홀의 보물’, ‘백조’,

'백만장자의 눈’, ‘행운-나는 어떻게 작가가 되었나’, ‘식은 죽 먹기-내 첫 이야기 1942라는

7가지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어린이들보다 어른들에게 포커싱해서 무엇인가를 전달하고싶었던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흥미거리 가득한 소재로 어린친구들에게는 매우 신기하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고, 통렬한 메세지가 가득한 내용은 어른들에게 다른 메세지를 전달

하고 있는듯하다. 삶에 있어서 부딪히게 되는 난관들이 떠오르는건 나만의 생각일까?

이중성과 통렬함이 함께 베어있는 내용이 통쾌했고, 뻔뻔하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작가의 위트를 엿볼 수 있는 필력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그 어떠한 내용도 강요없이 매끄럽게

진행된다는것이 이 소설의 특징이자 장점인것 같다.


재기발랄하고 힘이 넘치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감정 동요가 쉽게 되는 희한한 재주를 갖고

있는듯한 작가님의 필력이 매우 놀라웠고,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작가분은 남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관찰자의 느낌으로 보면서 이 책에 대한 전반적은 느낌을 규정짓기란 조금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건 작가가 독자들에게 많은걸 강요하지 않으면서 실랄한 메세지를 한개씩 툭툭 던져주고
있다는것이 이색적이고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나의 생애라는 작품에서 느꼈지만, 매우 솔직하면서
통렬한 메세지들을 많이 담고있는 작가님의 작품은 이번 작품에처럼 읽는 즐거움을 더해주었고,
왜 이야기꾼이라 불리우시게 되었는지 알것 같았다. 작가분이기보다는 가볍게 늘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이야기꾼이라는 타이틀이 걸맞지 않을까한다. 빈혈로 세상을 뜨기전까지 집필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작품을 향한 뜨거운 애정이 느껴졌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도 늘 이야기에
대한 집념을 멈추지 않으셨던 건 아마도 자신의 작품을 자기화해서가 아닐까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다. 나라면 과연 그럴수 있었을까? 두번이나 작품을 읽어보았지만, 정말 다시 읽어도
처음 읽었을때의 느낌보다 훨씰 강렬한 이야기의 여운을 느낄 수 있었다.
주위사람들과 돌려가면서 보면서 이야기에 대한 공감과 비판, 토론을 함께 나눌 수 있어
매우 유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이였다. 나의 생애라는 작품도 다시한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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