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똥개 뽀삐
박정윤 지음 / 엔트리(메가스터디북스)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인상깊은 구절
이별을 인정하고 아름답게 이별하는 것이 떠나는 아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아이가 아니어도 또 다른 새로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p. 283~284중에서

내가 즐겨보는 동물농장 프로에서 자문 수의자로 일하고 있는 박정윤 선생님의 진심어린

동물에 대한 사랑과 생각들을 엿볼 수 있는 에세이다. 현재 시츄 강아지를 한마리 집에서

키우고 있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현재 11년째 동거동락한 시츄강아지를 계속 떠올리며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하고, 눈물짓고, 웃었던 것 같다. 동물과 식구가 된 사람들중

책임이 있는 사람과 그렇치 못한 사람들로 인해서 안락사의 위험에 노출된 유기견/묘들의

상황들을 다시한번 직감할 수 있었고, 늘 동물들과 함께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보내고있는

박선생님의 따뜻한 이야기가 얼어붙은 감성을 깨우는듯했다.

의사소통은 서로 안되지만, 보기만 해도 사랑스럽고 왠만한 말귀는 다 알아듣는 강아지들과

고양이들을 보면서 가족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놓아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수의사인 그녀역시

나처럼 동물들과 항상 함께하는 일상이 매우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들을

대할 때 인간의 도리와 인식을 다시금 새롭게 일깨워준 점에서 그녀의 공로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황구 학대 사건은 특히나 가슴 아팠지만, 이렇듯 개를 먹는 식문화부터

학대하는 현장들을 아직까지도 팽배하게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있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지금까지의 학대들을 근절하지는 못할것이다. 하지만 최소한의 노력이 함께 모였을때는 아마도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직업적인 소명을 감사한 마음으로 수행하고, 행복하다고 말하고 있는 박선생님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이어주기 위해 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에 발돋움하기 위하여 대문 앞에

놓은 큰 돌이 되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겸손하면서도 범사에 감사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따스한 정감이 가는 필력도 좋았고, 여성적이면서 러블리한 문체들이 매우 돋보였던 것 같다.

중간에 나오는 강아지/고양이 사진양도 적절하게 편집되어 내용과 적당하게 잘 어우러진것도
매우 훌륭한 편집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반나절동안 오랫동안 느껴보지 못한 따뜻한 온정을 느낄 수 있었고, 현재 내가 키우는

강아지를 보는 시각도 많이 바뀐것 같다. 예전에 두번인가 강아지를 잃어버린 적이 있다. 눈앞이

깜깜하고 당황스러워서 우왕좌왕하면서 동네 이곳저곳을 이름을 크게 외쳐가며 찾았던 기억이 난다.

한 가족이라 생각했던 강아지가 없어져도 이렇게 가슴이 저미는데, 병들었다고 집에서 아주 먼곳에

갖다 버리거나,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도로에 버리는 인면수심의 못된 주인들이 아직도 있다는게

너무나도 씁쓸했다. 이렇게 상처받고, 버림받은 강아지들을 마주할 때마다 박선생님의 마음도 나처럼

많이 아프고, 힘들었을 것이라 짐작해보았다. 이러한 내용들이 자주 등장해서 많이 안타까웠다.

아직 난 우리집 강아지와 먼미래에 이별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는데, 뽀비의 얘기를 듣고 보니 너무

슬프고 아직도 눈물이 나려고 한다. 이별없는 만남은 없다고 하지만, 예쁘게 키우던 반려견을 하늘나라로

보내야만 하는 시간이 오면 난 노부부처럼 의연하고 차분하게 보낼 자신이 없을 것 같다.

폐에 피가 가득차있는 고통의 순간에도 할아버지와 교감하던 뽀삐..그리고 떠나간후 환하게 웃고 있던

모습으로 꿈에 나타나준 뽀삐... 동물들과의 오랜 교감을 하면 그렇게 혼을 빌어서라도 주인에게

나타나주는 모양이다. "너도 나도 우리 참 좋았잖니?"라고 말씀하시던 할아버지의 당싱의 심정이 어떨지

상상해볼 수 있었다. 교통사고를 당한 금순이의 수술을 위해 남의집일을 해가면서 수술비를 마련하셨던

못나도 울엄마 스토리도 감동깊었다. 어느 이야기 하나 인간을 중심으로 동물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큰 위안이 되고 기쁨의 존재인지를 다시한번 크게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였다.

꺼져가는 생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생명지킴이 박선생님의 첫번째 에세이집은 그야말고,

인간美가 자르르 흐르는 따스한 감동스토리였다. 키우던 가족같은 반려동물들을 학대하고, 버리고

했던 사람들은 이 책을 보면서 정말 깊은 반성을 하게 될 것 같다. 소중한 동물의 생명을 경시하고

함부로 행동했던 자신의 지난날의 추악함을 이 책을 보면서 반성하고, 앞으로는 절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히 들었다. 각각의 이야기들속에 출연했던 동물들과 이미 하늘나라에 있을

동물들의 명복을 빌어본다. 이책을 통해 숨겨왔던 동물에 대한 사랑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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