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바로 그날부터 그는 두려움에 떠릭 시작했다.
그는 하루종일 두려움에, 그때까지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생생한 두려움에 시달렸다.
거리, 지하철, 기차역, 곳곳에서 검문이 행해졌다.
그리고 모든 거리 모퉁이에서 그를 소스라치게 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집 밖에 나가지 않는 편이 나은 순간들도 있었다....
그래서 그는 가능한 몸을 움츠렸다. 쥐처럼 구멍속에 숨었다.
그는 쫓기고 있었다. p. 114중에서... 두려움에 대한 극한 표현들이 인상깊었다.

시크하기만 할 것 같은 작가분의 비쥬얼과는 다르게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이 책을 집필했단것만으로도 충분히 리얼리티가 높았고, 프랑스 사회문제로 야기되고 있는

이민자와 난민들의 구제문제를 주제로 만든 책이였기 때문에 더욱 관심깊었다.

삼바시세라는 인물을 통해 붉어져가는 이민자들의 문제와 그가 겪어야했던 모든 일화들을

배경으로 사람답게 사는것이 과연 무엇인지 다시금 고찰 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던

기회였고, 막연하게 흥미롭다기 보다는 인간내면의 짙은 외로움과 불안함을 자연스럽게 삼바와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시간들이였고, 그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또다른 이타심과 사랑, 그밖의

모든 인간의 내면에 존재하는 감정들을 교감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불법체류자를 보는 시선들이 곱지않기 때문에 과연 이 문제가 프랑스 한나라의

문제이기만 한것인가하는 생각도 깊히 해볼 수 있었다. 주인공의 행동이나 생각들을 매우 흠결없이

잘 다뤄 묘사/설명하고 있고, 흡입력 강한 그녀의 문체만큼은 정말 흠잡을곳이 없었다.


아버지의 안타까운 죽음을 목격한 삼바는 제발 사람답게 살기위한 노력으로 먼 타국인

프랑스로 무작정 건너오게 된다. 그 과정에서 친구들도 잃고, 가슴아픈 상처를 맛보면서

목숨까지 건 모험을 하게 된다. 모든것을 놓고 싶을 때 그는 프랑스라는 나에게서 소외감을

느끼게 되고, 철저하게 배척하려고만 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도 꿋꿋히 10년 넘게 열심히

일을 하면서 체류를 하게된다. 정식으로 체류증 발급을 위해 경찰서에 간 삼바는 영문도 모른채

체포되고 말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통보를 받고 절망에 빠져든다.

한없이 자신의 초라함을 다시 절실하게 느낀 삼바는 뱅쇼 수감소에서 조나스와 수감생활을 하게 되고,

그의 여자친구의 그라시외즈를 사랑하게 된다. 매우 절묘하면서도 사랑의 감정을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이 묘사해준 217페이지는 숨죽이면서 본것 같다. 숨막히게 외로웠던 삼바에게 찾아와준 그녀의

위안은 실로 매우 컸으리라 생각되었다. 삼바가 독백하는 부분에서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

책에 묘사되는 부분들은 많았어도 삼바의 속마음을 볼드체로 적어놓은것은 드물게 있었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본것 같다. 세상은 오직 하나뿐이라는 말이 어찌나 가슴을 크게 두드렸는지,

우리나라 불법체류자들도 이렇게 배척당하면서 힘겨운 이민생할을 하고 있겠구나 싶고,

마음이 많이 착찹해졌던 것 같다. 누구보다 사회문제를 소재로 이렇게 감성을 파고든 작자님의

새로운 발견과 섬세하고 군더더기없는 필력에 감탄했고, 자신이 아닌 다른 누군가로 대신

삶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플라스틱체류증이라는 것이 참으로 씁쓸했다.


이민자들을 위한 각 나라의 법적 조치들이 하루빨리 개선되고, 바로 잡혔으면 한다.

인격도 존중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살고있는 삼바의 모습을 통해 우린 전세계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었고, 앞으로 우리가 세계화합이나 발전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수있는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준 책이였다. 기계가 아닌 인간적인 삶을

살기 위한 끊임없는 삼바의 노력이 비단 개인의 문제가 아니길 오늘도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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