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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소보로빵 ㅣ 바다로 간 달팽이 14
홍명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월
평점 :
인상깊은 구절
소보로빵은 그냥 소보로빵일 뿐이다.
밀가루 냄새가 짙은,
달콤하고 말랑한 유혹도 없는,
못생긴 소보로빵을 인정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빵은 빵일 뿐이니까.
내가 먹기 싫으면 씹다가 뱉어도 상관없는 것이니까.
그런데 엄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엄마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열네 살인 내게도 오빠에게도,
아빠에게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이다.
그건 도운도 마찬가지일 거다.
어느 날 갑자기 엄마와 아빠가 거짓말처럼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으니까.
197페이지중에서...
어느날 사라져버린 엄마의 실종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어린 두희가 겪었을 심적 고통은
마치 내 딸아이가 겪었다고 생각만해도 끔찍해져버린다. 이런 상황속에서도 굳건히 좋은일만
생각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며 살아가는 두희를 보고있자니 매우 대견스러웠다.
뚱선생님의 따스한 위로도 한몫을 했고, 누구보다 철이 일찍 들어버린 두희의 속 깊은 심성이
책 곳곳에 들어가있어서 읽으면서도 쉴새 없이 감동했다. 열네살 어린아이가 어떻게 이렇게
속이 싶을수가 있을까, 사려깊고, 착한 두희를 보고있자니 어린 딸아이와 비교가 되었다.
만약 내가 두희엄마처럼 7살로 돌아가버린 치매환자가 되어버린다면 내 딸아이는 두희처럼
씩씩하게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엄마를 잘 돌봐줄 수 있을까? 조금 섣부른 기대심이였을까?
아이에게 질문을 던지니 치매가 뭐냐고 묻기부터 한다. 아직 너무 어리기만 한 자식을 두고
무슨 생각을 한건지 모르겠다.
행복의 이면에는 불행이 숨어있다는 말과 운명이 슬프다라는 말이 어린 두희를 두고하는 말이였을까?
엄마의 실종으로 언젠가 자신에게서 무엇이든 사라질수있다는걸 깨달은 두희는 돌아온 엄마에게서
많은 낯설음과 수시로 사라지는 엄마를 앨리스라 부르며 엄마에 대한 자신의 울고짖음을 글로 매우
매끄러우면서도 감성있게 잘 표현해냈다. 어린 친구들이 이 책을 읽었을때도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우회적으로 표현하면서도 속싶은 두희의 착한 심성을 엿볼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엄마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하루에도 몇번씩 다른 생각에 잠겨있는
엄마를 돌보는 일이 어느샌가 두희의 일상으로 자리 잡아버렸다. 엄마의 머리를 빗겨주면 어깨를 토닥이는
두희의 모습이 마치 엄마의 엄마가 되어버린 딸의 모습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했다.
왜 하필이면 이렇게 어린 친구에게 이런 시련이 왔을까? 왜?
설정이지만 너무 안타까움에 조금 원망스러운 마음을 한켠에 두고 읽었던 것 같다.
언젠가는 정말 나에게도 일어날 수 도 있는 일인데, 왜이렇게 받아들이기는 싫은건지 모르겠다.
무서운 병 치매에 걸린 엄마를 위해 밤낮없이 분주하게 돌보는 두희의 모습과 가족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늘날 너무 소통없이 스마트폰, TV만 들여다보며 대화를 잃어버린 가족의 모습을 반성하게 되었다.
정말 서로 얼마나 소중한 사아인줄 뻔히 알면서도 표현하지 못하고, 늘 엉뚱한곳에 집중하며 살고있다.
이러한 흩어져버린 가족애를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엄마의 와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진정한 가족간의
사랑과 진심어린 情을 새롭게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아이와 엄마 모두 함께 읽어도 좋을만한 책이여서
어른과 아이들 모두에게 좋은 교훈을 남겨주고 있어 훈훈한 내용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그 어떤 고통이 찾아와도 두희처럼 정면 승부하면서 긍정적인 생각들을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들었다. 따스한 교훈을 안겨준 이 책이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기를 바래본다.
<이 책은 해당 출판사의 도서제공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