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강을 사랑한 수인의 심적 상태가 매우 애절하게 다가온것은 그녀의 한계없는 사랑과
인내심에 있는것 같다. 윤강이 죽었다고 생각했던 동생 연하가 살아있다는 소식은 친구
정훈에게 듣고서 총잡이가 되면서 서서히 복수의 막이 시작된다.
연하를 구하기위해 둘이 동분서주하면서 둘은 다시 만나게 되고, 수인이 연하를 납치해가는
사람이 윤강임을 확신하게 되고, 마음의 곁을 주지 않는 수인을 향한 호경의 사랑도 참으로
안타깝다. 혼인을 강행하려 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영 돌아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지고지순한 수인의 사랑이 한없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부분들을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시대적 암흑기였던 당시의 상황을 그리면서 운명적인 사랑조차도 눈앞에서 놓고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윤강의 모습을 보면서 내내 안타까웠다. 주변인물인 혜원의 안타까운 짝사랑 이야기도
흥미진진했지만 한조와 잘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계속 읽었던 것 같다.
수인을 향한 한조의 마음을 알면서도 마음을 키워나가는 혜원의 마음을 이해했던 것일까.
질투하는 모습조차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던 것 같다.
암자에 몰래 숨어있던 윤강과 연하는 뜻밖의 인물을 만나게 되면서 또다른 국면에 치닫게 된다.
총상에 이어 원신이 전진 단도에 맞은 윤강의 고통묘사가 매우 상세해서 더욱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온몸을 바르르 떨면서 꿈틀 거렸던 윤강을 직접 내 앞에서 보고 있는듯하다.
여기서 끝이아니겠지 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어나가다가 긴장감이 하늘을 찔렀다.
후반부에 연하가 정훈을 찾아가 오라버니의 생사를 확인해보지만, 그져 정훈은 잘 있을거란
말만 하고 연하를 안심시킨다. 윤강이 사라진 자리에서 발견한 나침반을 듣고 남장한채 계속
윤강을 찾고있는 수인이 마지막에 윤강을 만나게 되면서 간결한 맺음 하게 되는데, 복수도하고
잃어버린 사랑도 되찾은 해피엔딩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엇갈리고 찢기고 고통스럽기만했던
사랑이 이렇게 결실을 맺는것을 보니 그간의 긴장감도 스르르 녹는듯 했다.
극적 긴장감도 좋았고,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안타까운 묘사들이 매우
깊숙한 아련함을 안겨준 책이였다. 마지막 책장에 연인 둘이 나눴던 대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평생 함께해달라는 윤강의 말이 참 로맨틱하면서도 아름다웠다.
오랜만에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더니 기분이 덩달아 설레이고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