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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플러스 원 - 가족이라는 기적
조조 모예스 지음, 오정아 옮김 / 살림 / 2014년 11월
평점 :
한국에도 김려령 작가님의 우아한 거짓말에 등장하는 현숙과 이 책에 등장하는 싱글맘 제스는
우연찮게도 조금씩 닮아있는 구석들이 많았다. 싱글맘으로 두 아이를 건사하면서 산다는것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분주하게
살고있는 그녀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은 책의 곳곳에 고스란히 녹아져 베어져있다.
자신이 직접 낳지도 않은 니키까지 마치 자신이 낳은 것 처럼 예쁘게 감싸주는 그녀의 모습에서
순수하고 사려깊다는 성격이나 인품들을 엿볼 수 있다.
사랑하는 딸의 천재적인 재능을 믿고 운명까지 건 그녀의 고군분투기는 그야말고 버라이어티하면서
솔직하고 흥미진진하다. 가족이라는 핵심을 두고 이야기가 전개되서 그런지 항상 그 속엔 사랑과
감동이 숨겨져있었다. 한화로 3천 4백여만원(2만파운드)이하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는
영국 사람들의 실생활이 매우 리얼리티 있게 이야기속에 나오게 되는데, 놀라울정도로 야박한 연봉을
받으면서 생활하고 있는 영국인들의 생활상이 그야말로 멕시코 못지 않은 빈부의 격차를 누나나 겪고
살고있다는것을 알수있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자식을 공부시키기 위한 교육열 또한 어느 엄마 못지
않은 제스의 모습이 마치 우리나라 엄마들같아 보이기도 해서 재미있었다.
탠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긴 여정을 보내게 되는데 제스와 탠지, 니키, 에드, 거대한 노먼이 함께한
여행이라 그런지 독자 입장에서는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보고있는듯한 착각마져 들 정도로 매우 재미있고,
신나는 여행같았다. 끊임없이 싸우고 간섭하고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변화시키고 각자의 상처들 보드랍게
감싸안아줄 때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걸 느낄 수 있었다.
작가가 예상한 결과일수는 있으나 요즘같이 각박한 시대에 이런 따스한 소설이 탄생한 것도 기적같지만,
자신의 상처보다는 자식에대한 사랑이 모든 치유를 불러 일으킬 줄은 전혀 몰랐다.
젊고 돈 많은 괴짜 에드가 위기속에서 싱글맘 제스네 가족들과 함께 스코틀랜드로 떠나게 된 배경도 참 재미있고,
동기부여를 매우 신선하게 제공한 것 같아서 여느 책과는 차별성을 느낄 수 있었다.
사회적 문제들을 작가 자신이 직접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발로 뛰어 알아내고 글속에 담아낸것도 이색적이고,
기자출신답게 그녀의 발로 뛰는 근성은 여기서도 찬란하게 빛을 보여냈다.
돈에 절절매며살고있는 제스와 부를 축적하고 살고있는 에드와의 관계속에서 사회적인 문제를 도출해내고,
서로 다른 목표를 두고 살고있는 이 사람들이 하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위치에 있어도,
하나의 목표를 위해 함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것 같다. 요즘 현대시대의 가족상은 대화로부터도 단절되고,
서로 만나서 밥 한끼 먹는것조차 힘든 그런 단절의 아픔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고 살고있다.
그런 사회적/가정적인 문제들을 기자의 감각으로 리얼하게 다룸으로써 독자들에게 문제를 인식하고
가정에 좀 더 충실하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감성을 흔들어 깨워준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매우 애정어리고,
기분 좋았던 책이였다. 스토리 전개도 매끄럽고 좋았고,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부드럽게 표현한
작가의 필력이 매우 인상깊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에서 만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