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생을 배우다
전영애 지음, 황규백 그림 / 청림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인상깊은
구절
p.
182
창호지 문으로 비쳐드는 뿌연 어둠속에서, 깨울 사람을 깨우지 못한 채
그냥 서서 보이지도 않는 창밖만 내다보고 서
계신 어머니의 모습과
창호지 속에 든 꽃의 음영만 가늘게 뜬 내 눈에 들어왔다.
왠지 나는 숨이 막혔다. 힘겨운 딸에 대한 안쓰러움,
딸에 의지해 오신
어머니의 미안해하는 마음이 전류처럼 흘러와 목이 메었던 것이다.
나는 끝내 숨죽이고 있었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낡은 계단의 조심스러운
삐걱거림 소리에 나는 잠이 깨었고 어머니는 여전히 나를 깨우지 못하셨다.
어머니의 마음을 곱게
표현한 모습이 너무 가슴 아프면서 아렸던 부분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작가님의 인생속을 들여다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건
따스한면서
정감넘치는 필력으로 독자들의 감성을 흔들어 깨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여성작가이다보니 유난히 글속에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들이 많이
표현되었는데, 그 때 마다 나의 어머니와 오버랩되면서 이시대의
어머니들은 전부 희생과
자식걱정을
항상 하시는구나 하는 애뜻한 감정에도 빠졌었다.
프롤로그에서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자문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전교수님의 배려에 뜨거운 공감을 했다. 곧바로 나올수있는
대답은 '가족'이였다.
나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첫번째 생각나는 것이 가족이였고,
그다음이 나의 꿈이였다.
살면서 인생을 배울 수 있는 순간들이 많이 찾아오게 된다. 그런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항상 생각하고 또 생각을 거듭하면서 삶을 물이라 표현하고 그 삶을
헤쳐나가는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생각해볼 수 있었다. 비유법이 화려하지는 않으나 매우 허를
찌르는듯한 통렬한 관찰력이
있다고 해야하나, 인생을 많이 살아온 선배로서의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들었다.
부모와 내 주변에 있는 인물들에게서 받는 영감들도 매우 많았던것
같다.
물론 나도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ㅁ낳아지고, 살믕 대하는 태도가 많이
변화되긴 했다.
전교수님도 그랬던 모양이다. 몹시도 귀하고 귀해서 자신의 인생을 글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책을 읽는 내내 많이 했다. 자신의 전공분야이긴 해도 늘
삶속에서 이런 소중한
점들을 파악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드물것이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그런 생각은 거의 사치라도 느껴질만큼 쉼없이
바쁘게 일에
몰두해서 살아가기 때문에 전교수님의 이 책은 잠시 생각을 쉴수있는
휴게소같은 느낌도 들었다.
글을 맛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교수님의 필력에 감탄에 감탄을
했고, 소소한 일상에서
찾은 삶의 아름다움들을 맛있게 머무리는 모습을 닮고싶었다.
독일에서 큰상을 거머쥔 우수한 학자가 이렇게 겸손해도 되는가 싶을정도로
정말 대단한
겸손함이 몸에 베어있는 듯했다.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혜를 갖고
있는것이다.
133페이지에 나온 아름다운 사치에 관한 부분들이
난 아직도 여운이 많이
남는다.
나의 자서전을 나 스스로 만들어가면서 어느부분에서
사치를 부릴 수 있는가에 대해
다시
고찰해보고 과연 내가 그동안 왜그렇게 까다롭게
굴고, 예민했는지도 그 답을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부분이여서 더욱 인상깊었는지도
모르겠다.
독자들과 마치 대화하듯이,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주고, 공감력을 많이
불어넣어주고있는
전교수님의 인생은 그야말로 솔직하면서 군더더기 없이
맑고 깨끗한듯
한다.
물론 중간에 깊은 슬픔과 좌절도 있었지만, 전혀
굴하지 않고 자신의 자서전(삶)을 잘
굽고,
예쁘게 다듬어 온 모습에 마냥
존경스럽다.
서정성이 깃든 황규백 작가님의 그림과 조화를 이룬
감성어린 글들로 오랜만에 힐링 한
기분이
드는건 나만의 감정이 아닐 것으로
추측된다.
이 책은 무료한 일상에 찌들어 지금 삶이 갑갑해 미칠것만 같은 현대인들과 인생무상을 외치며
자신을 자책하고 있는 자괴감 가득한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자신의 인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도 있고, 동시에 시의 아름다움과 문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 서평은 문화충전 카페에서 제공한 도서로 작성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