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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인 공장 - 소설가 김중혁의 입체적인 공장 산책기
김중혁 글.그림 / 한겨레출판 / 2014년 9월
평점 :
인상깊은
구절
미래를
낙관하는 사람은 현재를 넘어설 수 있고, 미래를 비관하는 사람은 현재를 더욱 꼼꼼하게 채워간다. 미래란 현재의 동력인 셈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미래란 현재에서 이어지는 시간이지만, 반드시 현재의 결과인 것은 아니다. 때로는 현재에서 준비한 것들이 미래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을 수
있다는 걸 안다.
하늘색 커버바탕에 공장연상이 되는 노란색 제목을 덮어씌우고 하단에 라인업되어있는 상품들을
나열해놓은 걸 보니 누가봐도 공장 수기를 쓴 글이구나를 쉽게 상상해볼 수 있다.
소설가인 김작가님이 뜸금없이 공장을 왜 탐방하고, 거기서 느낀 소감은 무엇이고,
그 동안 모르고 지나쳤던 소중한 부분들을 얼마나 깨우쳤는지 차분히 읽어보았다.


각장마다 매우 컬러풀하면서 요란한 디자인이 톡톡히 재미를 선사한다.
각 장에 그림과 글을 작가님 혼자서 유일하게 그리고 썼다는점이 매우 이색적이였다.
광수작가님처럼 본인이 그리고, 쓰고하는 작업을 혼자 다하는 작가님은 오랜만에 보는것 같다.
신뽀리가 등장하는 박광수 작가님의 '광수생각'을 많이 닮아있는 이 책은 종이/펄프를
만드는 제지, 부끄러운 콘돔, 맛있는 간장, 멋진 가방, 멋스러운 도자기, 추억의 엘피, 생각만
해도 시원한 청량감이 밀려오는 맥주공장을 순회하면서 호기심 가득한 김작가님의 생각을
차분히 엿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마련해준다. 그 어느누가 이러한 곳에 가볼생각을 해봤을까?
정말 호기심의 정도가 어느정도인지 이 모든 공장을 다녀온 작가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다.
평범한 사람들이 일상속에서 쉽게 가볼 수 없는 곳이라 더욱 이색적이고 재미있었던 경험담이
새록새록 읽는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었다.
가방을 만드는 장인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아 글과 함께 담아냈다. 가방공장에선 또 어떤
소감을 느꼈는지 매우 신랄하면서도 멋스럽게 그려내고 있다.
다정하면서도 깔끔한 문체가 매우 독보적이여서 가속을 더 높여주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
매일 책상에서 보는 볼펜들을 보면서도 작가님은 새로운 생각을 하고, 괜찮은 영감들을
무수히 얻어내는 사람같다. 책을 읽을 수록 작가님의 면모를 더욱 더 잘 알수있어서
매우 흥미로웠으며, 호기심을 향한 뜨거운 열정과 인내심에 매우 존경스러웠다.
talk에 보면 모든 사물들을 보면서 인생에 비유하는 능력 또한 매우 훌륭하신 분이다.
누가 바둑판을 보면서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범상치 않은 생각으로 평상시 그져 지나쳐 봐왔던 사물에서 색다른 생각을 꿰뚫어본다.
마지막장에는 다녀온 곳의 회사 이름을 일일히 넣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이 또한 감사함을 전하고픈 작가님으 따스한 감성이 담겨있는 예의바른 인사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먹고 , 이용하는 농심, 하이트, 아모레, 롯데제과들이 매우 친숙하다.
평소가 작가님이 좋아하는 사물을 만드는 제조과정을 보고싶어 호기심에 15개의 공장 산책을 하면서
중간중간에 그려넣은 사물까지, 매우 철학적이면서도 따스한 감성이 뭍어나는 글에 잠시
일상의 무료함도 잊어볼 수 있었고, 친숙했던 제품들이 어떻게 생산되는지도 자세히 알수있었던
매우 소중한 시간이였다. 특히, 속도와 인간 -라면 공장 산책기는 내가 좋아해서 그런지 더욱 유심히
봤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제조과정을 거치고 있는 제품들을 아무생각없이
먹지 말고 이제는 이 책에서 봤던 글들을 떠올리며 먹고, 바르게 될 것 같다.
공백의 미를 갖고 있는 여운있는 이 책을 통해 그 동안 그냥 스쳐지나왔던 제품들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갖게 되었고, 작가님이 이 책을 쓰고 독자들에게 무엇을 전달하고자 했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무슨 일이되었든, 제품이든 호기심을 갖고, 원리를 파악하고
분석해서 제대로 알아야 겠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