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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광년의 고독 속에서 한 줄의 시를 읽다 - 류시화의 하이쿠 읽기
류시화 지음 / 연금술사 / 2014년 6월
평점 :
깊은 구절
겨울
밤 내 그림자와 함께 나에 대해 쓴다
태양 아래
이것은 외로운
엉겅퀴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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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있는 보라색 꽃과 높이 때문에
엉겅퀴는 들에서도 유독 혼자처럼 보인다. 자신이
소개한
시인 산토카의 죽음을 맞아 세이센스이는 썼다.
[[그대도 나도 겨울나무로 계속 서서 그림자 떨구네]]
p.450 中
'가벼운 깃털은 무거운 돌이다.'
라는 말이 시사하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한참을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다.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의
말인데, 이 말이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언어에 대한 자신만의
소신을 이렇게 임팩트 있게 옮긴것이다.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 없는 언어의 마술사같은 사람이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내용은 시라서 그런지 보기만큼 거대한
내용은 아니다.
두께에 겁먹고 책을 펼쳐보지도 않는 독자가 있다면
겁쟁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삶을 시로 옮긴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학교생활때
시를 지어보면서
충분히 겪어봤기에 , 시인들의 삶이 왜그렇게 고뇌로
가득찼는지를
어림짐작해볼 수 있었다.
어느 날 세상을
보았다.
세상은 시로
가득했다.
숨 한번의 길이에
담긴 인생과 계절과 깨달음 -
언어의 정원에서 읽는
열일곱 자의 시
하이쿠는 5 ·7·5의 열일곱 자로 된 한 줄의 정형시를
말한다.
류시화 시인님의 15년의 시간을 바쳐 완성한 새로운
하이쿠 소개서인
이 책은 귀중한 시간을 들인 만큼 17자의 한줄시의 매력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처음에는 하이쿠에 대한 생소함으로 출발했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 명료함과 간결한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언어유희가 아닌 높은 예술성을 갖고 있는 이 시들을
한데 모아놓기까지
류시화 시인님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시를
사랑했는지
이 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특히 450페이지의 시는 아직도 내 마음을 감성으로
물들이고 있다.
가슴에 와닿는 문구가 임팩트 있게 다가와서 한층
매력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하이쿠는 처음에는 생소하지만 설명과 함께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그 시에 동요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시가 주는 오묘하면서 멋진 느낌은 시를 마주하기 전엔
잘 모를 수있다.
하지만 시와 함께 머릿속에 몇번이고 되뇌이고
생각하다보면
시와 내가 혼연일체가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반시가 아닌 간결함이 가득한 하이쿠는 특히나 더
그렇다.
연대순으로 엮어놓아서 각 시대별 상황과 시인의 감성들이
어떻게
변화되어가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특히, 독자들의 이해를 도울 만한 참고문헌이나 설명이 충분해서
일본의 역사를 잘 모르는 독자들에게 이해가 용이할 수 있도록
한부분이
매우 친절하면서 감동스러웠다. 에도 시대 중기의 하이쿠 시인으로
손꼽힌 잇사와 시쿠라이 쇼우의 하이쿠는 계절의 변화와 가을의
아름다움을
고양이, 사마귀들을 빗대어 시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귀여운면서 순수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시들이였다.
자국의 언어로 하이쿠를 짓고있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벨기에, 네덜란드, 러시아, 폴란드, 루마니아, 아프리카 등등
하이쿠는
점점 글로벌하게 세계화되어가고 있다.
이토록 현대 하이쿠는 일본만의 것이 나닌 세계인들의 것으로 거듭나고
있다.
하이쿠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숙명적인 관계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희망사항이 담겨있다.
각 자국에 대한 사랑이 지나칠 정도로 강한것은 인정하지만,
각국의 아름다움을 파괴하는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언어의 정원에서 하이쿠를 통해 평화와 아름다움을 읊을 수 있는
기회가 더욱 더 많아졌음 하는 바램이고, 이렇게 아름다운 하이쿠를
어린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교과과목에도 이런 문학이
새로 등장했음 하고, 어려서부터 이렇게 하이쿠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충분하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당대의 멋진 하이쿠 시인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은 기대도 걸어본다. 정형시를 창작하는 일이 매우 힘들다는 것은
잘
알고있지만 어려운만큼 그 시에 대한 애정과 아름다움은 배에 달할 것이라
생각된다.
국내에서 읽을만한 하이쿠들을
759페이지에 리스트업해놓아서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국내 하이쿠를 접해보는것도 매우 좋은 것같다.
정형시 창작의 고통은 극한의 아름다움으로 재창조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