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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쓴 인생론
박목월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우리는
언어를 가짐으로써 우리의 내부에 빛을 줄 수 있고
인간과 인간 사이에 가로놓인 벽을 뚫고 애정을 교류할 수 있는
통로를 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절벽같은 암흑의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p. 150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아게레로 와서
곷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는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싶다
金春洙 시인의 '꽃' p.85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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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신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표적인 기독교 시인인 박목월 선생님의 밤에 쓴 인생론을
읽으면서 같은 종교파인 김현승 시인님의 가을의 기도가 떠올랐다.
마침 가을에 읽어서 그런지 그런 아련한 그리움이 많이 뭍어났던것 같다.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는 이 책에서는 선선한 가을바람같은 여운을 많이 남겼다고 말하고 싶다.
주옥같은 멋진 시들과 함께여서 더욱 더 황홀하고 멋졌다고 해야할까?
인생을 살면서 철저한 고독과 번뇌와 싸워야 한다는것은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과제이자,
해결되지 않는 두려움이다. 이러한 감정을 순수한 시에 실어 예쁘게 감성으로 바꿔놓는
시인들의 직업이 무척이나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은유미학이라 불리는 선생님의 시에서
순연의 즐거움을 동반한 행복과, 자연, 아름다움의 세상을 들여다 볼수 있었다.
188페이지에보면 선생님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알수있다.
그의 작품에서도 느껴질수있는 위기감, 불안감들은 좀채로 식혀지지 않는 뚝배기 그릇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 뜨거운 열정만으로는 세상의 모든 불안감을 잠재울 수 없었던 시절을
겪어왔던 터라 그 당시의 암울함과 처절함을 제대로 살린 작품들이 많이 탄생한것 같다.
'나그네'의 전편은 다시봐도 그 당시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는듯하다.
시를 사랑하고 동경하는 선생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읽을수록 마음이 겸허해지면서, 당시의 암울함과 번뇌로부터 얼마나 고통받으시고,
힘드셨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 시들이 무수히 많다.
시를 언어로 이룩하는 예술이라고 말씀하신 말씀에 크게 공감이 가며,
은유미학의 대가이심을 다시 한번 크게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작품을 만나
한없이 반갑고, 영광스러웠다. 이 책 내용의 시대적배경이 현재가 아닌 과거여서
더욱 더 뜻깊었고, 당시의 모든 감성들이 시라는 언어를 통해 대변되었다는것이
신비롭고 경이로웠다. 더불어 독서의 즐거움까지 함께 일깨워준 책이라
한참 감수성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부터 장년층까지 두루
섭렵하며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해주고픈 감수성 짙은 작품이다.
시의 시대적 배경과 설명이 누구보다 더욱 맛깔나게 살아있어 읽는 재미가 새롭고,
재미지다. 고로, 이 책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대중의 책이 될것으로 장담하고 싶다.
대중성이 있으면서 경이로운 작품은 내가 여태 몇권 못보았지만, 단언컨대
이책은 그 책의 대열에 있음을 누구에게나 말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