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솔길 끝 바다
닐 게이먼 지음, 송경아 옮김 / 시공사 / 2014년 6월
평점 :
품절


인상깊은 구절

" 그 나이가 몇 살인데요?"
레티가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무례한 말을 한 것인가 싶어 걱정이 되었다.
떄로 어른들은 자기 나이를 묻는걸 좋아하지 않았고, 때로는 좋아했다.
내 경험으로는 노인들은 좋아했다. 그들은 자기 나이를 자랑스러워했다.
윌러리 부인은 77세였고, 월러리 씨는 89세였다.
그들은 우리에게 자기들이 얼마나 나이 들었는지 이야기 해주는걸 좋아했다.

p. 59

왠지모르게 정감있고 친근감 넘치는 글귀라 인상깊었고,
따스한 느낌을 감출길이 없었다.

닐게이먼의 판타스틱한 언어적 구사에 한껏 취해서 몰입할 수 밖에 없었던 소설이였다.

실제로 이책은 아내를 위해 쓴 단편이 소설화 되었다고 한다.

가볍게 읽어 넘기기엔 다음 스토리가 궁금해서

잠이 안 올 정도로 환상적이다. 그렇다고 신비한 존재들이 많이 출현하는건 아니다.

기껏해야 굶주림새와 나를 매개체로 들어올 초자연적인 존재 정도?

가족을 위협하고 나를 위협하는 그 존재때문에 레티와의 인연도 시작되고,

레티가 오히려 주인공인 것 같은 느낌도 강하게 받았다.

모든것이 레티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주인공 나가 휘둘리는듯한 그런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그래도 뭐 끊김없이 리딩하면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면서 보게된것도

아마 이책이 가진 흡입력이 아닐까?

닐게이먼의 명성답게 이 책은 스토리 진행도 매우 자유분방하며 신비로웠고,

다만 아쉬운점이 있다면 환타지 답게 주인공 나를 둘러싼 초자연적이면서

판타스틱한 주변인물들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어린 친구가 깽깽이 발로 서있는 모습과 표정이 참으로 귀여웠다.

다른 판타지와는 다르게 이 책은 맨 뒷쪽에 찬사와 작품 해설이 실려있다.

보통은 커버 뒷면에 나오거나 하는데 찬사가 책 안에 있는건 이색적이기도 했다.

작품해설은 판타지 소설의 애매한 부분이나

자칫하면 이해하지 못하는 독자들을 위한 따스한 배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만의 착각이였나? ㅋㅋ

글밥이 그다지 많이 않고 거진 대화체로 스토리가 흘러가서 그런지

지루하거나 이해가지 않는 부분은 없었다.

나이 어린 꼬마친구들도 읽어봐도 될 정도의 수준이였다.

난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중에 햄 녹스톡 노부인이 달에 관한 얘기를 들려줬던 부분이

인상 깊었다. 달은 원래 있던게 아니라 우리에게 온것이며,

사람의 삶에 있어서 합격/불합격은 없다, 아이가 꿀을 먹고있는 모습을 보고 소리치는

레티의 어머니의 말에 전혀 미동없이 재미있게 입속의 벌레들에게

이를 가만히 두라고 하는등의 엉뚱한 말을 하는 그녀의 매력이

왠지 괴팍한 우리 외할머니를 떠올리게도 했다.

이런 초자연적인 캐릭터들이 주는 즐거움이 쏠쏠했다.

그리고, 가장 이상하고 궁금한 부분인

책에서 주인공 나의 이름이 한번도 거론되지 않는 이유도 아마 독자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고자 하는 닐의 계략이 아니었을까?

아니면 나처럼 자기를 이입하고자 하는 다른 뜻이 있을수도 있을것이다.

자꾸만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단한 재주를 지는것 같았다.

유대인 가정에서 자란 작가라서 그런지 참으로 현명한 의지가 돋보였다.

책 한권에 죽음과 사랑, 그리고 격려, 위로, 확인, 조언들이 다 담겨있으니

샌드맨에서 보았던 그런 느낌과는 전혀 다른 삶이 담겨있다고 말해도 충분할 것 같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매력이 궁금하다면

당장 이 책을 사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작가 닐이 때때로 글은 우리의 삶을 구한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고싶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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