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도쿄
김민정 글.사진 / 효형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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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깊은 구절

#9.

엄마가 돌아가셨다.
이래도 되는걸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사람'은 나도 아니고 엄마도 아니다.
내가족만큼은 예외다.
내 가족도 분명 사람이고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겠지만, 그 죽음이
우리를 비껴갈 것이라고 믿으며 우리는 살아간다.
아무런 근거도 이유도 없으면서.
p.195

엄마와 도쿄에서 함께한 20년간의 시간의 일부를

책으로 엮어 예쁜 감성 에세이집이다.

슬픔, 기쁨, 웃음, 고통들이 골고루 다 들어가있는

양념통 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모녀의 애뜻함은 딸이 결혼하면서 더 각별해진다고
친구에게 들은 적이 있다. 이러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따스하면서도
예쁜 엄마 이야기이다.
시모키타자와를 함께 걷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그시절이
아련하게 상상할 수 있는 그런 엄마와의 추억이 가득 담긴 스토리가 가득하다.
스스로 답을 찾아 이야기를 해대는 술집 손님들과 마주하며,
조금씩 자리 잡아갔던 엄마의 식당 이야기부터,
엄마의 소시적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마치 누군가의 일기를 몰래
훔쳐보는듯한 착각마져 들 정도로 리얼하고, 재미있다.
작가가 바라본 엄마는
자신보다는 남을 사랑하고 100을 받으면 200을 주는 그런 인심 넉넉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그런
착한 여자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나의 엄마와도 오버랩이 되면서
나도 엄마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작가처럼 씩씩 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깊숙히 해보았다.
암투병중인 엄마에게 창가의 토토에 나오는 말처럼
"엄마는 착한 사람이니깐 꼭 나을거야!"라고 , "엄마 괜찮아?"를 입고 달고 살았던
그 시절의 추억조차도 고이 접어 예쁘게 간직하는 작가의 여린 마음속을 들여다보며
그 엄마의 그 딸이구나 싶기도 했다.
엄마와 함께했던 어린시절의 사진들과
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이 이세상 무엇보다 예뻐보였다
나도 엄마와 찍은 사진이 있는데, 그 사진과 오버랩되면서 작가가 말한
묘한 향수는 아마 내가 지금 느끼고있는 엄마냄새가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작가의 필력은 수준급 이상인것 같다.
읽는 내내 화려한 미사여구 없이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말투로
감성적인 표현을 할줄 아는 작가는 극히 드물다.
김민정이란 작가에 대한 궁금증이 읽으면 읽을수록 궁금했고,
몰입도 또한 높아져만 갔다.
정많고 예뻤던 엄마의 사진을 보며
엄마와 아빠와의 만남을 설명하고,
마흔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을으로 잃고, 두아이라는 족쇄를 차고
삶의 무거운 짐을 등에 짊어지고 살았던 예쁜 엄마에 대한 미안함과 암으로
투병하며 고통받았던 엄마의 모습들을 지켜보았던 작가는 엄마의 죽음앞에서도
씩씩하게 홀가분하다고 에필로그에서 말하고 있다.
이 이유는 엄마의 고통을 더이상 안봐도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병실에서의 생활은 대부분 엄마의 항암치료와 투병생활을 지켜보는게 전부였는데,
그토록 가보고 싶어했던 미국땅도 못가보고, 기자와 다리모델이 꿈이였던
엄마는 홀연히 고통을 내던지고 천국표 티켓을 끊어 떠나셨다.
이 책을 보며,
난 현재 나의 삶과 미래의 삶을 미리 상상하게 되었다.
책속의 엄마와 우리 엄마가 오버랩되기도 하면서 엄마의 부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가하게 되었고, 서슴없는 엄마와의 공감가는 대화들을 보며,
난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에세이는 엄마에 대한 딸의 사랑과 존경심이 가득했다.
물론 예쁜슬픔도 담겨있지만, 난 사랑하는 마음과 엄마를 마음속 깊히
넣어두고 자신의 두 아이와 황금기를 보내고 있는 작가가 부럽기까지 했다.
군더더기없는 표현력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교훈을 남겨주었다.
나도 이 책을 읽고나서
엄마께 좀 더 후회없이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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