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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안에서 스러질 때까지 ㅣ 구사나기 유 3부작 관능소설 시리즈 2
구사나기 유 지음, 임서윤 옮김 / 달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절정과 환희의 문학, 그 두 번째 이야기다.
고지의 시선으로 쓰인 『당신 안에서 스러질 때까지』는
고지가 리노에게 맹목적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위험천만한 속도로 전개된다.
고지를 중심으로 형 게이이치의 가족과 리노, 형수의 외도남과
그 부인까지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면서
긴장감은 점점 극으로 치닫는다. 마치 끓어오르기 직전의 마지막
1℃를 남겨둔 물처럼 마지막 한 권을 남겨놓고 긴장감은 폭발 직전까지 와 있다.
누구라도 엄청난 몰입과 흥미진진함 속에서 단숨에 읽어내려 갈 것이다.
고지는 형 게이이치와는 태생부터 다른 인물이다.
스물일곱의 나이에도 동정 딱지를 떼지 못했던 형에 비해
고지는 열네 살 이후로 여자가 마른 적이 없을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공부를 잘하는 것도, 특별한 재주가 있는 것도 아닌 그에게
여자를 유혹하는 일은 그가 가진 유일한 재주였다. 도쿄 최고의 환락가 가부키쵸에서
아가씨를 스카우트하며 밥벌이를 해오던 고지는
어느 날 경쟁업소의 아가씨를 스카우트하던 중 목숨의 위협을 받는다.
고지는 몸을 피해 맏형 게이이치 집으로 가고, 그곳에서 가정교사 리노를 만나는데…….
리노를 본 순간 진심으로 사랑할 여인을 찾았다고 생각하지만 그녀는 고지의 손에 잡힐 듯 결코 잡히지 않는다.
운명의 여인을 만난 한 남자의 사투와도 같은 사랑이 시작된다!
“그녀는 악의 꽃이지만, 그 역시 꽃임이 틀림없다.”
먼저 유혹한 것은 리노였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것은 고지다.
그 순간부터 고지는 자신이 가진 유일한 무기를 동원해 리노의 사랑을 쟁취하려 한다.
몸으로 쾌락을 주는 것은 물론, 그녀를 위해 자신이 믿고 따르던 형까지 배신한다.
고지의 사랑은 일직선이다.
자신의 사랑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없애는 맹목적인 사랑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 하지만 그의 사랑을 비난할 마음은 들지 않는다.
30대를 넘기면서 시들해진 청춘, 손아귀에는 아무것도 쥔 게 없고, 삶의 방향은 보이지 않을 때
나타난 운명의 여인. 당신이 고지라면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설령 그녀가 벼랑에 핀 ‘악의 꽃’이라도 꺾기 위해 달려들지 않을까?
읽는 내내 긴장 속에서 거침없이 질주하는 소설이라고 말하고 싶다.
전자책이라서 틈나는 대로 출퇴근 길에 읽었는데,
노골적으로 야한 장면을 묘사하는 글은 낯 뜨거워서 화면을 어둡게 하고 읽었던 것 같다.
그래도 참 필력들이 거침없어서 매력적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