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만두라고 조를 때까지 구사나기 유 3부작 관능소설 시리즈 1
구사나기 유 지음, 임서윤 옮김 / 달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고독했던 한 남자의 본능이 깨워주는 1권은

처음 에로틱 소설에 입문하는 나에게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사랑과 전쟁에서나 보았던 그런 가벼운 불륜이 아닌

남성의 고독과 절제된 성욕에 대한 내용이여서 더욱 더 그랬을 것이다.


게이이치의 현실을 혹독하기만 하다.

파탄 난 가정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우리 시대의 힘없는 아버지를 연상하게 한다.

가족 누구에게도 이해는커녕 관심조차 받지 못하고 있을 때 리노와의 만남은 기적이었다.

게이이치는 처음엔 리노의 싱싱한 젊음에 반하지만,

나중에는 리노를 안을 때마다 남자로서의 자신감과 권위를 회복한다.

소설은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사랑에 절박하게 빠져드는 중년 남자의 모습을 생생히 비춘다.

모두가 잘못된 것을 알지만, 아무도 말릴 수 없는 사랑. 폭주해버린 욕망 앞에서 그 누구도 책을 덮을 수 없다!

게이이치의 시선으로 그려진 『당신이 그만두라고 조를 때까지』는

시작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불안한 전조로 가득하다. 살얼음판 위를 걷듯

위태위태한 상황 속에서 언제 파국이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가슴이 조마조마해진다.

 그럼에도 쉬지 않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이유는 궁금해서다.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이유, 아들이 패륜을 행하는 이유,

그리고 멈출 줄 모르는 게이이치의 욕망의 끝은 과연 무엇인지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다.

한 치 앞을 모른다는 것이 즐거울 만큼 의문투성이 소설이기에 누구라도 빠져들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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