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사이로 찾아온 행복
아녜스 마르탱 뤼강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직장인이자 아내로 조용히 살아가는 이리스.
주말이면 남편과 친정식구들과 같이 식사를 하는 일상은 큰오빠가 던진 한마디에
어그러집니다.
10년 전 그녀가 그토록 가고 싶었던 의상학교 합격증을 부친이 찢어버리고 모두
그 사실 자체를 그녀에게 감춘 일을 알게 되거든요. 그 일을 계기로 간절히 원했지만
하지 못했던 공부를 위해 회사도 그만두고 파리로 향합니다.
그리고 이리스는 그 곳에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두 사람을 만나요.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소개글만 봤을 때 마르트를 남자로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신에게 용기를 주고 힘이 되어주는 중후한 매력의 남자와 젊지만 활기가 가득찬
남자 사이에서 이리스가 방황하는 내용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남자로
생각했던 마르트는 여자였어요. 그것도 나이를 잊게 만드는 감각과 기운을 가진
그런 묘한 매력의 여성이요.
누구도 이리스의 재능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그녀만큼은 그녀의 재능을 높이
사고 자존감이 바닥인 그녀를 당당하게 걸을 수 있게 만들어주지요. 그리고 마르트
의 재산을 관리한다는 금융전문가 가브리엘도 이리스의 재능과 매력에 매료되고
세 사람 사이엔 조금은 미묘한 기운이 떠돕니다.


초반부터 의심스러운 행동을 잔뜩하던 이리스의 남편 피에르가 바람을 피우고 있었
다는 건 그닥 놀랍지 않았기에 예상한대로 흘러가나 싶었죠. 그런데 마르트의 예상
치 못한 이리스에 대한 집착이 드러나고 가브리엘이 사실은 불순한 의도로 이리스에
접근했다가 진짜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음이 밝혀져요. 이러다 보니 좀 새로운 전개
라는 생각도 들어서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아쉬운 점은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듯 이야기가 좀 덜컹거린다는 점입니다.
이 작품이 로맨스가 주가 되는 것이 아니지만 가브리엘이 이리스를 사랑하게 되는
대목은 좀 더 설명이 필요한 것 같고, 마르트와 가브리엘의 관계에 대한 복선도 좀
더 치밀했으면 싶고, 미친 것처럼 보이는 마르트가 사실은 깊은 속내를 감추고 있었
다는 설정도 조금은 뜬금없었어요.


그래도 안정적이지만 무료한 일상을 살던 한 여자가 자신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되면서 좀 더 넓은 세계로 나오며 꿈을 찾고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성장이야기라는
부분은 괜찮았답니다.


그리고 책 초반에 용지편집이 다소 들쭉날쭉한 것은 좀 더 신경썼으면 좋겠네요.


*** 본 도서는 '로맨스를부탁해-로부해'에서 진행된 서평이벤트를 통해 제공받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