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린생활자
배지영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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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주인공들은 모두 먹고 사는 일이 법의 테두리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있는 사람들이다. 주인공들 역시 그것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세상에 어쩔 수 없는게 어디 있냐고 주장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소설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점은, 소재들이 현재 한국 사회에 아주 가깝게 붙어있다는 것이었다. 바로 어제 쓴 글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이야기 하나에 관련 뉴스 여러개가 떠오른다. 먹고 사는 문제에 관해 이토록 가까이 들여다본 소설이 있을까 싶다.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는 듯했다. 그 안에 녹아있는 위트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피식 실소가 새어나오지만 후엔 곧 씁쓸함이 밀려온다. 그것이 이 소설이 가진 힘이고 장점이지 않을까?

 

소설이 지금 우리 사회에 아주 가깝게 붙어있기 때문에, 내 삶을 돌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만약 내가 집을 산다면, 부당한 일을 겪는다면, 나이가 든다면 나는 이 사회의 시스템 어디쯤에 있을까? 나는 법의 테두리 안에 완벽히 안정적으로 있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가? 우리의 먹고사는 문제는 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게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이 사회의 근린생활자가 아닐까?

 

모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다. 나는 괜찮겠지, 나한테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겠지와 같은 안일한 태도는 위험하다. 이것은 먹고 사는 문제가 걸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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