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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은 여름
김애란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6월
평점 :
작가가 인간에 대하여 생각하고 사랑한다는 마음이 와락 느껴지는 단편집이었습니다.
첫번째 단편인 입동에서, 신혼부부는 집을 도배하다가 오래 전 사고로 잃었던 죽은 아들이 남긴 흔적을 봅니다. 아직 다섯 살이었던 어리디 어린 아들은 그렇게 흔적을 남기고 있었고, 흔적을 본 부부는 멍해집니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으로 그들은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두번째 단편인 노찬성과 에반에서는 유기견 에반의 안락사수술비를 마련하는 꼬마 노찬성의 이야기를,
세번째 단편인 건너편에서는 오래된 연인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교통경찰의 이야기를 거쳐서
네번째 단편인 침묵의 미래에서는 소수언어박물관을 통해 사라져가는 언어와 그 언어를 쓰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한 때는 많은 이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수단으로 쓰여지다가 어느덧 세월에 의해 먼 추억 속의 언어로, 점점점 그 존재마저 쇠락해지는 언어, 그리고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어떠한 기분을 느끼고 있을까요.
총 일곱 가지의 단편을 통해 김애란 작가는 남겨진 자들, 사라진 자들, 그리고 사라지고 잊혀지는 것에 대해 인간이 감수해야 할 슬픔과 상실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김애란 작가는 그들에 대해 치유를 말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글에서는 그들을 보듬어주고 싶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납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약간 지나칠 정도의 감정과잉입니다. 보듬어주는 것은 좋으나, 불필요한 감정의 주입이 약간 옥의 티라고 해야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라진 자들과 잊혀진 자들에 대해 한 번쯤 되돌아볼 필요가 있기에, 이 단편집은 꼭 한 번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