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환태는 대중들에게 생소할지 모르지만, 1930년대 평단에서 주목받던 비평가이다. 문학의 사회적 참여를 중요하게 여기던 당대 평단에서 그는 문학의 순수성을 주장했다. 또한 그는 매튜 아놀드와 페이터의 문예론을 번역하고 적극 수용하여 자신의 논지를 펼쳤다. 서구문예이론과 김환태의 비평이 어떤 문예사적 맥락을 공유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뜻 깊은 독서가 될 수 있다.
이번 지만지(지식을 만드는 지식) 한국문학평론 전집에 김환태 비평이 선정된 것에 큰 기쁨을 느낀다. 그동안 김환태 전집이 몇 차례 나오긴 했지만 출판된 지 오래되었고, 최신의 연구결과들이 반영될 필요가 있었다. 이번 선집에는 다음의 노력이 돋보인다. 먼저 원전에 충실하여 당대의 표기법을 생생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이런 표기는 주로 연구자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일반 독자들은 이에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나, 김환태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둘째, 매튜 아놀드·페이터 등의 영어원문을 참고하고, 그 동안 판독불가로 제외되었던 부분까지 최대한 복원하고자 했다. 이번 선집의 특별함은 아마 여기에 있을 것이다. 다른 김환태 전집에서는 제외된 부분을 판독하였기 때문에, 후대의 김환태 연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인용되는 인물들의 영문명을 찾고, 관련 정보를 각주로 달아주었다. 근대 평론집에서 외국인 인명을 정확하게 파악하기란 매우 어려웠다. 아직 영문표기법이 확정되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번 선집에서는 최대한 정확하게 인물명을 찾으려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김환태 평론을 통해 외국 문예사조를 공부해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가뭄에 단비와도 같을 것이다.
김환태는 1909년에 태어나 1944년에 세상을 등졌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죽은 그가 남긴 평론에는 아직 문학 텍스트에 대한 애정과 강렬한 감정이 살아있다. 근대문학을 접할수록, 오늘날 문학에 대한 많은 고민이 새롭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점에서 김환태 비평은 오늘날 문예비평에서 어떤 시사점과 만나고 있는가, 또 어떤 문제를 새롭게 던져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