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집시 - 미지의 세상으로 뛰어든 한 가족의 짜릿한 세계일주 방랑기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최윤영 옮김 / 에이지21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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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일주. 누구나 꿈꾸지만 세계일주라는 이상을 현실로 실현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하다. 그러나 <패밀리 집시>의 주인공 다카하시 가족은 4년 동안의 세계여행에 성공했다. 자유를 사랑하는 아빠 아유무와 엄마 사야카’. <패밀리 집시>의 전작, <러브 앤 프리>의 주인공답게 한 번의 세계여행 경험이 있기에 망설이지 않고 가족여행을 결정지었다. 한창 자유로운 나이인 6살 아들 우미4살 딸 소라도 부모님과 함께 긴 여정에 발을 내딛었다. 초등학교 입학이 늦어지더라도 이만한 기회는 없기에 단호한 결정을 내렸다.

 

다양한 나라. 다양한 교통수단. 다양한 음식과 문화. 가족과 함께였기에 이 모든 것은 두려움이 아닌 새로운 것으로 다가왔고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눈에, 카메라에 담긴 멋지고 인상적인 사진들은 책을 통해 독자에게 다가온다. 내가 보고 온 곳은 아니지만 사진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그 곳에 가있는 느낌이 들고 나도 떠나고 싶다.’라는 생각이 물씬 든다. 아유무가 매일 써 내려간 글귀. 짧은 영어 제목이 심장을 울리고 그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그들의 첫 여행지는 하와이. 긴 여정의 시작인만큼 지내기 편한 곳을 선택했다. ‘No Rain, No Rainbow’라는 하와이의 정신을 마음에 담고 발걸음을 내딛는다. 가는 곳마다 환상적인 바다와 나무가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조그마한 섬에 지구가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아들 우미의 이름은 바다를 뜻하고 딸 소라의 이름은 하늘을 뜻하기에 하와이는 아이들을 담고 있다. 위대한 자연을 갖춘 하와이. 다카하시 가족은 여행을 마친 뒤 하와이의 빅 아일랜드에서 살기를 결정한다. 그만큼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하와이의 자연.

 

이제 세계 일주의 첫 걸음을 내디뎠으니 더 큰 북아메리카로 떠나자. 캠핑카를 타고 달리는 여행은 그 무엇보다 신이 난다. 큰 대륙을 바라보며 대자연이 건네는 찰나의 보물을 마음껏 눈과 마음에 담는다. 이들은 많은 것이 처음이기에 가슴이 설렌다. 미국, 캐나다를 지나 알래스카에 다다랐을 때 다카하시 가족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한다. 극한의 땅에서 영롱한 오로라를 본 것. 고요한 자연 속에서 한 가족만의 추억을 가득 담은 셈이다.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자연은 무한정 제공한다.

 

캠핑카의 매력에 흠뻑 빠졌던 북미 여행이었다면 이제는 배 위에서의 중남미 여행이다. 가고 싶었던 곳만을 정하고 발걸음 닿는 대로 이동한다. 세계 최고의 브라질 카니발도 보고 혁명의 선구자 카스트로와도 만나는 소중한 경험을 한다. 가족과 함께 멋진 시간을 공유할 수 있어 좋다. 브라질, 칠레를 지나 끝없이 펼쳐진 얼음의 세계, 남극으로 간 다카하시 가족. 눈이 오지 않는 오키나와에서 태어난 아이들은 남극에서 첫눈을 경험한다. 마음 속 잊지 못할 풍경이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풍족해진 느낌이다.

 

네 번째 여행지는 오스트레일리아. 캠핑카에 대한 좋은 추억이 있기에 새로운 캠핑카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다. 세상의 중심에도 서 보고 스튜어트 하이웨이를 질주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여유로운 일상 속에서 아이들을 목말 태운 채 다양한 풍경을 보여줄 수 있다는 생각에 아빠의 마음은 뭉클해진다. 천국의 섬 뉴칼레도니아에도 들러 압도적으로 투명한 바다도 경험한다.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캡슐에 담아 평생 간직하고 싶은 아빠와 엄마이다.

 

잠시 쉬어갈 겸, 친숙한 대륙 아시아로 향한다. 아시아에서는 맛난 음식을 많이 먹자는 것이 목표. 매력적인 물가의 아시아이기에 그리웠던 음식들을 맛본다. 갠지스 강에서 마주한 죽음 앞에 아유무는 지금 수줍어하지 말고 사랑을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여행을 하며 친구를 만들고 나라 간 연결이 아니라 그 사람과 내가 연결된다는 느낌은 참 좋다. 의미 없는 실패는 절대 없다.

 

북반구도 따뜻해질 무렵, 유럽으로 향한다. 마음 닿는 대로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이동한다. 단기 아파트 또는 호텔에 머무르며 유럽의 문화를 경험한다. 음악 하나로 갑자기 행복해지기도 하고 크레페 아트, 라떼 아트처럼 평범한 거리 위 예술도 볼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파리 교외의 풍경도 아름답다. 왠지 느낌만으로 향했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황홀한 광경이기에 두렵지 않다. 아이들과 함께 커가는 느낌도 좋다.

 

일본으로 돌아가기 전 여행할 곳은 야생동물 왕국, 아프리카. 아프리카에 대한 정보는 너무나도 적고 위험이 많다. 미지의 대지를 지나 대륙 남단 희망봉에서 마침표를 찍자는 다짐과 함께 아프리카를 마주한다. 웅장한 평원, 플라밍고와 펠리컨의 거대한 무리, 열기구 위에서 바라보는 대지의 광활함. 모두 신비롭고 신이 된 느낌이다. 인류 발상의 땅이라 불릴 만하다. 이제 이 모든 추억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여행은 인생과 같다.

 

4년간의 세계 일주를 마친 뒤 일상으로 돌아가기 전 다카하시 가족은 일본을 둘러보기로 한다. 하와이 이주 전에 다양한 일본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던 것. 아이들은 어느새 10살과 8살이 되어 있고 조심스레 부모님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건넬 정도로 많이 자라있었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많은 선생님들을 만났고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었다. 이 여행은 끝이 났지만 그들의 경험들이 앞으로 펼쳐질 장면 속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이들의 여행을 보며 나 또한 긴 여행을 했다. 사진 속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보며 참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 생각했고 다카하시 부부 또한 더욱 사랑하고 존중하게 되었을 것이다.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들의 진심이 느껴지고 정말 자유를 사랑하는 가족임이 보이기에 존경심이 생겨난다. <패밀리 집시>를 읽는 내내 아유무의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전 세계의 다양한 풍경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행복하다. 지금 떠나고 싶다면 이 책과 함께 세계 일주를 하는 것도 재미있는 방법이다. 떠나자. 지금.

 

씨즈온 문화취재기자 이정윤 (tkwkfkr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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