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
김성현 지음 / 아트북스 / 201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외국의 고전음악, 클래식

우리의 고전음악, 국악

국악은 몰라서 클래식은 좀 알아야 상식 좀 있는 사람 축이 끼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그래도 클래식은 태교부터 시작해서 도전 골든벨을 거쳐 사회인이 되어서도 교양으로 들어야 하는 것쯤으로 되어 있다.

 

처음에 책을 읽을 때는 내가 필요한 분야를 읽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점차 연관 된 영역으로 확대되어 가더니 문화와 역사가 되고 이후 예술까지 이르렀다.

미술과 음악에 함께 녹아있는 역사와 문화를 보면서 인간의 사상까지 엿보게 되는 신기한 경험이 음악에 관련한 서적으로 눈길을 돌리게 했다.

얼마 되지 않는 클래식 음악을 맛볼만한 책을 보던 중 좋은 기회로 읽게 된 '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이다.

가을에 시작해서 겨울, 봄, 여름 순으로, 유럽의 클래식 공연장이 중심이 되어 기술되어 있다.

저자는 기자로 여러 음악관련 책을 출판했다.

 

고정음악을 사랑하는 유럽인들의 마음은 참으로 대단해보인다. 나를 비롯한 한국인 중 누가 선뜻 국악당을 건립하고 유지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며 또, 이렇게 자주 국악연주와 소리를 듣기 위해 가겠는가?

 

책 속에서 유럽의 전쟁과 문화가 음악과 함께 시대를 같이 했다.  

작곡가와 지휘자 그리고 연주회장의 역사를 읽으면서 음악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한다.

지휘자가 인사하는 순간 그치지 않는 박수소리는 예의이면서 전통이고 때로는 그들의 진정한 자부심과 존경의 표시였다.

 

여행에서 만났던 음악회장은 거리차제가 유럽이라는 독특한 건축문화를 간직하고 있어서 연주회장과 일반 건물의 구별이 잘 되지 않았다.

책에서 소개 된 거리를 가본적 있지만 난 간판도 제대로 없는 글씨 몇개로 이루어진 건물만 본 것 같다.(간판이 크면 세금이 비싸서 그렇다는데)

극장의 이름에 얽힌 사연과 역사도 함께 알게 되니까 더 감동을 받을것 같다. 알면 어쩐지 더  잘 알고 싶어진다.

우리나라의 지휘자 정명훈이 음악감독으로 십년이상 보낸 살 플레옐의 오케스트라 얘기에서는 뿌듯하고 대단해 보였다.

 

음악당에 대한 이야기에서는 몇몇 이름을 제외하고는 생소한 이름이었다. 듣거나 혹시 레슨받으며 몇 마디 쳐 본적있을지도 모를 곡명조차 낯설었다.  그러나 오페라 하우스 얘기는 이야기처럼 재미있었다. 오히려 오페라는 실제로 본적이 없지만(TV에서만 봤음). 작품에 대한 간략한 소개나 역사적 배경도 음악당 소개보다 더 잘 연결되는 느낌이었고, 에피소드도 상식으로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 많았다.

리골레토의 진짜 주인공은 테너 만토바 공작이란 점은 진심으로 공감했다.

 

우리나라의 성악가들이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도 새로웠다. 유명한 사람만 그렇게 하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곳곳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었다.

 

짤즈부르크에 가면 모짜르트 초컬릿이나 사서 급하게 돌아오는 출장일정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짤츠부르크가 시골마을이 아닌 대단한 음악의 도시로 보이기 시작했다. 클림트 전시관도 있고 테아터 안 데어빈에 가보고 싶어지고, 빈 필하모닉의 신년 연주회가 열리는 무지크페라인, 히틀러도 반한 오페라 극장인 빈 스타츠오퍼도 가보고 싶어졌다.

 

베니스 여행길에서 우연히 봤던 '라 페니체'극장이 라 트라비아타와 리골레토를 초연한 곳이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된 것이 아쉽다. 좀 더 일찍 알고 극장을 봤더라면 그 역사와 사건에 대해 공감하고 극장의 하나하나를 감동으로 봤을 것이다. 극장의 세번째 재개관에서 정명훈이 지휘하고 엘튼 존이 노래했으며 정명훈이 애착을 갖고 있는 극장이란다.

 

오펭라와 동급 단어로 쓰이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극장의 토스카니니 지휘자 얘기에서는 드라마 속의 '강마에'가 떠올랐다.

공영 방속국이 오케스트라를 지원하고 육성해서 세계 6위에 오른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 소개에서는 열린음악회와 가요무대 뒤에서 연주하는 모습의 방송교향악단이 전부인 우리나라 현실과 매우 차이가 컸다. 요샌 TV에서 오페라나 오케스트라 연주를 방송해주는 것을 가끔 보게된다.

음악에 대해 알고 싶어지기 시작한 나는 열심히 얼마간을 들어보지만 이내 채널을 돌리고 만다.

재미도 업고 계속 이어지는 비슷한 소리는 잠이 오게도 생겼다. 듣기만 해도 될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고 있자면 그냥 오디오만 들어도 되겠다 싶었다.그러나 이젠 좀 더 관심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오페라가 나온다면 토스카에서 배경이 된 장소들을 떠올리며 볼 수도 있겠다. (물론 바티칸에서 분명히 봤겠지만 기억나지 않는 산탄젤로 성도 포함해서)

 

책은 음악에 대한 관심을 더하기에 충분했고, 유럽으로 여행을 가는 여행자라면 한번 읽어두면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센강의 유람선을 타고 퐁피두센터를 바라볼 때 분명 책 속의 내용도 떠오를테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