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 평가론
조기형 지음 / 지오출판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학교재의 느낌이 물씬난다.

평가론이란 제목뿐만 아니라 두께와 구성이 어쩐지 대학교재여야 할 것만 같다.

내용은 맛에 대해 온갖 다양한 시선에서 바라본다.

저자는 맛을 사랑(?)하는 것 같다.

맛은 생활이나 삶자체다. 철학이기도 하고 건강이기도 하고..끊임없이 맛에 대해 칭찬한다.

그리고 오랜시간 연구하여 과학적근거를 대고 증거자료를 내민다.

읽다보면 내가 맛에 집착하는게 은근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누군가는 굶주려서 그저 먹기만 해도 좋을판에 내가 더 맛있고 더 잘먹고 더 잘 즐기기위해

이 책을 읽고 있나?라는 묘한 죄책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이왕 먹는다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맛의 효과를 최대한 누리면서 먹는것도 예의(?)가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먹기 위해 씹는 소리가 건강과 연결되고, 준비하는 사람은 창의성이 발달하고

먹는 행위자체 만으로도 명상효과와 감각발달이 가능하고 스포츠와 종교 미술과 연결이 지어지는 맛.

국물에 대해서 요새는 '국을 먹지 마라, 짜게 먹는 습관이 국물이 원인이다'하며 피하라고 하는데

저자의 책을 읽으면 국물에 대한 오묘한 기술이 필요하기까지 하다.

두껍기도 하지만 좀 지루하기도 해서 열번도 넘게 나눠서 읽어서 겨우 끝냈다.

중간에 맛의 역할 부분은 좀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후다닥 먹어서 오죽하면 '먹어 치우다'란 표현이 있는 우리말.

맛을 집중해서 먹고 에너지의 활용이란 측면에서 접하는 것이 새삼스럽다.

저자가 강의하기 위해 제작된 PPT가 삽입되어 있는데 그것만 보면 좀 얼토당토 안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책 내용을 읽다보면 또 그럴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맛은 오감의 활동으로 인식되고 저장된다.

맛은 휘발성 에너지가 감성에너지로 변환되고

맛을 감지하는 시간과 맛을 감지하는 반복 회수에 따라 명상의 과정으로 진입한다고 한다.

그래서 두뇌의 잠재적 능력이 상승하게 되는데

이는 생각이 멈출 때 명상의 효과와 같다니 밥만 하루 세번 잘 먹어도 뇌라도 보전할 수 있겠다 싶다.

후각을 상실하고 나서 맛에 대해 궁금해졌다.

기억으로 먹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과거에 내가 좋아했고 맛있었으니까 먹는데

솔직히 입(혀)에서 느껴지는 맛을 별로 없다. 쓴맛, 신맛, 단맛,,이것도 소금, 식초처럼 강해야 알겠다.

맛에 대해 이토록 많은 내용을 읽고 나도 먹어보면 잘 모르겠다.

매운것은 맛이 아니니.. 이것을 빼고 나면 합쳐진 음식에서는 도대체 무슨맛인지 판단이 안 선다.

아무래도 요리프로그램의 그 사람들은 장금이 정도 하나보다.

맛있게 먹는 방법 실습부분에서 정말 내가 한심하기까지 했다.

수십년을 먹어왔는데 이걸 보고 배우면서 먹어야 한다니..하지만 이전 장에서 먹는것도 학습해야 한다는 부분을

읽었으니 읽고 몇개 해봤는데 웃음이 난다.

맛집평가 리스트는 개인적으로 자신만의 맛집을 평가하는데 적합하다.

맛이라는건 개인적이기 때문에 각 사람의 평가가 다를테니까.

매운닭발집이 맛집이 되기 위해서는 매운것을 좋아하며 닭발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 평가해야 한다.

나의 경우엔 매운것은 좋아하지만 닭발은 먹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맛집평가를 못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