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0년 12월 31일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길상효 외 지음 / 우리학교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2년이 끝나가는 12월 말에 2100년 12월 31일을 주제로 한 네 가지의 단편소설을 읽게 됐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일 거라고만 생각했다. 물론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들은 맞다.

하지만 작가들은 현재 우리들의 문제와 연결 지어서 미래를 상상해서 그려나갔다. 그렇기 때문에 낯설고 새로운 공상의 느낌이 들면서도 동시에 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재미와 청소년들에게 생각할 거리 역시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무 날도 아니어서

끝없이 만들어내는 물건들에 대한 경고


길상효 작가가 그려낸 2100년은 어둡다.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끝없이 생산해 내는 과거의 사람들 덕분에 2100년에는 진짜 눈은 내리지 않고 푸른 하늘은 과거의 색상이 됐다. 특히나 지금 2022년의 우리는 끝없이 무언가를 생산해 내고 있다. 시즌별로 새로운 주제로 나오는 텀블러들과 무언가를 사면 덤으로 주는 캐릭터 상품이나 가방 등등. 더 이상 없어서, 낡아서 무언가를 사는 세상은 지나갔다. 충분히 있지만 욕구에 의해서 더 생산하고 더 구매하는 우리는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작가는 이 어두운 미래 안에도 희망을 한 스푼 넣었다. 그리고 나는 이 희망은 지금 역시 빛낼 수 있는 것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봤다.

멸종 위기 인간

구인류로 남을 것인가. 신인류가 될 것인가.


만약 자신의 영혼과 육체를 분리해 컴퓨터나 기계에 나의 영혼만을 남겨놓아 영원히 죽지 않을 수 있고 아프지 않을 수 있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까?

당연히 현재의 나는 바로 거부감이 느껴졌다. 신인류가 되기를 거부한 주인공에게 매우 공감이 갔다. 하지만 막상 내가 그 상황이 되고 남들이 많이 신인류가 되기로 결정한다면 그것이 주류가 되다 보면 당연히 따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야말로 생각일 뿐인데

나는 왜 생각까지 M 섬에 가둬 두려 했을까?

그리고 읽다가 마음에 남는 문장이 있었다.

우리는 때로 우리의 생각마저 현실처럼 가둬두고 확장시키지 못하는 거 같다.

마디다

컴퓨터는 인간과 100% 같을 수 있을까?


네 가지다 좋은 이야기이지만 개인적으로 이희영 작가의 마디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 역시 과학발전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는 내용이지만 그것보다도 좀 더 인간의 마음에 대해 더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림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이 부분에 공감이 가기도 했고 미래에는 AI가 소설도 쓰고 그림도 그려서(지금도 매우 잘 그릴 수 있지만) 인간이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의견들이 있다.


물론 어떤 부분은 분명 컴퓨터가 대체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다른 부분에서는 사람만이 건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라고 믿고 싶다.


각자의 시간에 대해 묘사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네 시간 속에 지금 무엇이 쌓이고 있어?

그중에는 분명 싫은 것, 괴로운 것, 절대 쌓이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 쌓여서는 안 되는 것까지 들어 있겠지?

때로는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화석으로 남을 수도 있어.

그렇게 네가 원하든 원차 않든, 시간 지층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형성되고 있거든.

미확인 지뢰 구역

DMZ 지뢰와 동물에 대한 이야기


마지막은 로봇과 인간들을 통해 DMZ 지뢰와 멸종 위기 동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 안드로이드 '메이'는 각자 번호를 부여받고 일을 한다. 그러다가 고장이 나면 그대로 다시 새로운 로봇이 된다. 하지만 주인공 메이 37031은 망가졌지만 자신의 임무를 계속해서 이어서 하고 싶어 한다. 로봇의 입을 통해 듣는 수의사 소희와 동물들의 이야기는 내게는 결국 우리는 우리만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구는 우리의 것만이 아닌 동물과 식물 모두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 가지 소설 모두 흡입력 있고 재밌어서 즐겁게 읽었다. 과학과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문제들을 인간적인 문제들에 녹여서 잘 풀어나갔기 때문에 더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다. 과학적인 윤리적인 문제로도 학생들이 생각하거나 이야기를 나눌만한 주제들을 딱딱하지 않고 재밌게 만들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