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의 알 따뜻한책 7
김미옥 지음 / 어린이아현(Kizdom)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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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알

 

늑대 씨는 과거에 아팠던 자신이 다 나을 수 있게 된 것은 모두 다 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탓에 마을에 알들을 죄다 가져가 먹어버림으로 인해 마을 동물들은 걱정하고 불안해한다. 실제 생태계도 그러하고 우리 인간들의 모습도 그러하다. 티비 프로그램에 어떤 음식이 몸에 좋다고 하면 그 다음날부터 바로 그 음식재료는 품절이 되고.. 값이 오른다.

살아있는 곰에 쓸개즙을 먹기도 하고, 원숭이 뇌를 파먹기도 하고, 마구 잡아들여 비위생적인 공간에서 개를 키우다 보신탕 가게에 팔아버리기도 한다.

처음엔 늑대 씨는 본인의 삶을 반성해서 알을 먹지 않게 된 것이 아니다. 알을 주워왔는데 색이 이상하니깐 먹으면 탈이 날까봐 먹지 않고 방 한구석에 방치해뒀고 그 알들이 생명으로 부화하였어도 그냥 내버려둔다. 그리고 그 생명들은 알아서 자신의 부모 곁으로 간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맛난 음식들과 같이 들어있던 편지를 보고 그제서야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이 얼마나 동화같은 일인가!

우리 세상은 실제로 절대 이렇지 않다. 자식을 잃은 이들이 아무리 외치고 절규해도 세상은 들어주지 않는다. 자신들의 잘못을 되돌아보지도, 반성하지도, 고치려고 하지도 않는다.

자식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부모들의 마음을 적은 편지 한 통에 더 이상 알을 찾지 않는 늑대라니.. 세상이 이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과 사건을 찾는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자신에게 돌아올 비난 혹은 불이익 때문에 타인을 고통에 빠트려서는 안 된다. 이 역시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임은 분명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서야하고 우리는 그럴만한 사람을 뽑는 것일테다.

이 동화에 나오는 동물들 모두 용기 있고 진취적이다. 자신들의 알을 잃을까봐 걱정만 하지 않고 대책을 구상하고 행동에 옮긴다. 그리고 또 즉각적인 피드백도 주었다. 고마움의 표시도 하였다. 그리고 그런 마을 동물들의 진심을 알고선 늑대도 그간의 행동을 반성한다.

 

우리들은 어떠한가. 여기 동화책에 나오는 동물들 중 단 한가지 모습이라도 가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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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전쟁 두드림 북노트
공공인문학포럼 지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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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유명한 명언집이나 어록들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기록을 하는 것에 의미를 둔 책인데..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긍정적인 이야기와 어록들이 소소한 재미를 줬다. 하루중에 언젠가 잠시 멈춰서 삶을 기록하는 것이 나중에 자신의 큰 재산이 된다는 것은 기록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을 것이다.
훗날 읽어보면 다시 힘내서 살아갈 에너지를 준달까..? 한쪽으로 밀어놓고 잊었다고 생각했던 순간이 떠오르면서 복잡미묘해지기도 하지만 좋았던 시절은 좋았다는 이유로, 다시 그 때의 행복한 감정이 떠올라 기분이 좋아지고.. 괴로웠던 시절은 그토록 괴로웠던 시간도 다 이겨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이렇게 서평을 기록하고 남겨놓듯이..
무엇을 보고 듣고 읽었느냐가 결국 삶의 모든 것을 좌우하는 것 같다.

요즘 이렇게 기록하는 다이어리가 많이 나오는데.. 바쁜 현대인들에게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일상에서 반드시 남겨놔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이런 노트가 계속 출간되는 것은 아닐까.

아무리 전자기기가 발전하고 계속해서 무언가가 새로 발명되어도, 종이로 노트가 만들어지는 것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직접 펜을 들고 쓰는 중요성을 아는 이들은 계속 존재할 테니깐 말이다.
지금 이렇게 서평을 쓰고 있는 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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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잡학사전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잘난 척 인문학
왕잉 지음, 오혜원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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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알아두면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철학잡학사전 서평

 

평소 철학에 무척 관심이 많던 나에게 철학잡학사전이라니. 꼭 신청해야겠다 싶었다.

약간의 우려와는 달리 정말 잘난 척 하기 좋을만큼 간단명료하게 잘 설명해놓았다.

그러나 본문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이, 철학의 본질은 비판 정신이라는 이마누엘 칸트의 말처럼 비판정신을 가지고 이 책을 읽다보면 철학만이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져 불편한 부분들이 있었다.

철학이란 기본 틀에 대해 설명해주기 위해선 철학이라는 학문을 무척 예찬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철학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며 인간이 인간이게끔 하는 정신적인 바탕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누구나 다 자기만의 철학을 가지고 산다. 다만 그 철학의 본질이 어떠한가, 그 철학이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사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본다. 그런데 그러한 디테일한 설명은 빠졌다.

그리고 철학자들은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문제에 완전히 몰입해 살면서 지식추구와 사변의 과정을 통해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깨부쉈다고 하는데, 이 문장 역시 시대착오적인 문장으로 보인다. 유명한 철학자들이 죽은지 벌써 얼마나 오랜 시간이 흘렀는가? 물론,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 진리는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주장하는 인간의 본성, 행동양식 등은 아주 오래 전 일들을 토대로 나타낸 것으로 현대인들을 차마 다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많다. 그런데 과연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깨부쉈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죽은 철학자들의 이야기야 말로 케케묵은 사고방식이다.

철학으로 마음을 치료한다는 주장도 굉장히 위험하다. 본문 20페이지에 보면 철학이 인간의 마음을 치료하는 간단한 수단이자 효과적인 방법이 된다고 한다. 철학은 우매함을 없애고 지혜롭게 해주며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하기 때문이다로 시작해서 ~~~이로 말미암아 바짝 긴장되어 있던 대뇌 신경이 풀어지고 심리적인 증상들을 치유할 수 있다. 라는 주장은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인데다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바를 책에 서술해 놓은 것에 대해서는 우려스럽다. 생각이 많아서 가뜩이나 괴로운 인간들을 사유의 늪에 빠트리는 것은... 치유라기 보다도 형벌이 아닐까? 철학한다는 것 역시 지나간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돌아본다는 것인데 섣불리 자신의 모든 문제를 과거에서만 찾게끔 주장하는 것 같아 걱정이다.

이렇게만 보면 나 역시 이 책에 대해서 비판정신만 가지고 서평을 쓰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책에서 가장 재밌고 유익한 대목은 챕터 2에 철학자들의 유쾌 통쾌 에피소드들을 담아놓은 부분인 것 같다. 챕터 2 첫 에피소드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는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헤라클레이토스 이야기라 무척 반가웠다. 사실 나는 이에 대해 잘 알기 전에는 그저 지나간 일을 빨리 잊어야 할 때, 혹은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할 때에 이 문장을 쓰고는 했었다.

그런데 헤라클레이토스 자신은 강물이 흘러 변화하고 자신도 예전과는 다른 나로 변했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세상과 시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 역시 변했다는 것. 이것은 나도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헤라클레이토스가 울보라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이 역시 나와 비슷하다. 나도 엄청 잘 운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만물의 본질에 대해 유동성을 인식한 순간 감정이 복받쳐서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고 하는데, 나도 평소에 곧잘 왈칵 하고 운다. 분명 나처럼 헤라클레이토스도 울고 싶지 않음에도, 울면 안된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눈물이 났을 것이다. 나는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는 말에 반신반의한다. 인간이 이성적인 존재라면 헤라클레이토스는 왜 울보철학자라고 불리었을까? 인간은 어떠한 특정 학문으로 규정짓기 힘든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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