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 - 산티아고 순례기
서영은 지음 / 시냇가에심은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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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인 서영은씨는 6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머나먼 이국 땅 바로 산티아고에서 800km에 달하는 순례길을 걸어나갔다.

그 길을 걸으며 길 위에서 느낀 모든 것들은 담아낸 책으로, 그녀가 걸으며 만난 삶에 대한 철학과 신에 대한 생각, 신념등이 잘 묻어져 나온다. 또한 하나님을 위한 묵상집과도 같은 성격을 띄며, 기독교가 아닌 분들은 조금 거부감을 가지실지는 모르겠지만, 신을 향한 찬미와 감사라는 큰 관점에서 책을 바라본다면, 관용의 마음으로 끌어안아 충분히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을만하다.

 

서영은씨는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신을 만나고, 아름다운 길을 함께 걸으며 새롭게 하나님에 대한 의미와 자신의 삶을 성찰해보게 되었노라고 이야기한다. 아, 이 얼마나 거룩한 여행인가.

 

말로도 자주 못 들어본 산티아고란 곳은 그녀가 들려주는 책 속의 이야기를 빌어 생각해보면 참으로 신비로우며, 때로는 거룩하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여행을 하는 이유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해준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우리의 일상은 너무도 바쁘다. 바쁘다고, 바쁘다고 외치며 살아가도 바쁘고, 바쁘지 않은척 진지하게 하나하나 차분히 해결해 나가도 사실 마음 속은 바쁠때가 많다. 이렇게 바쁜 이른바 경쟁사회에서, 여행조차 경쟁하듯이 다니는 요즘의 세태는 정말 실망스럽다. 이 책에 나오는 작가처럼 자신의 안에 많은 것이 비교적 작가보다 없다고 생각되는 일반인들도, 여행을 경쟁의 관점이 아닌, 누군가에게 보여주려고 간다거나, 같이 가는 배우자를 만족시키기 위해서가 아닌, 온전히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내 안의 절대자와의 소통을 위해 여행을 떠나본다면, 정말 그 맛이 다를 것이다. 게다가 완전히 자기 자신과의 합일치가 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 그 짜릿함은 경험해보지 않고서야 아마 말로 설명이 되지 않을 것이다.

 

교회는 다니지만, 신앙이 생기지 않는다는 사람이 많다.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해보면 어떨까.

꼭 말 뿐이 아니라, 실제로 이 책을 읽음으로서 하나님과 교회에서와는 다른 소통으로, 작가 서영은과 삼자대면하여 만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장소는 또 순례길인 산티아고 아니던가. 분명 내가 발견 못했던 나 자신과 신앙을 그 속에서 조금은 발견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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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 매창
윤지강 지음 / 예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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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나무 창문이란 이름 뜻의 매창, 조선의 3대 기생인 간판스타 황진이, 연꽃 같은 김부용,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 매창. 그녀를 알 수 있는 소설이었다.

작가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옛날 매창의 시절 문체를 최대한 살려 표현한 것도 물론이거니와 매창의 심리와 애틋한 사랑을 화려할때는 화려하게, 담백할때는 담백하게 풀어내주는 필력은 상당히 흡입력이 있어, 굉장히 쉽게 읽혀 내려갔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심도 있게 생각해본 것은 조선시대 천민에 해당하는 매창과 같은 기생이나, 능력은 있지만 그 뜻을 펼칠 수 없는 신분이었던 유희경의 삶이었다.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으로 살아 갔던 것일까, 서로간의 애끓는 사랑이 피워나기 이전에, 신분사회에서 타고난 천민이라는 공통된 아우라가 그들에게 내적 공감대를 형성해주었고, 게다가 천민에게는 다소 걸맞지 않는 능력과 재주를 타고난 그들은 한눈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지 않았을까.

그들의 사랑 놀음은 정말 특별하게 보였다. 서로 시를 가지고 주거니 받거니 하며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은 가히 압권인데, 소설의 문체를 따라가다가도 시가 나오는 장면에는 호흡을 다시 가다듬고 시를 음미하며 천천히 읽고 그 뜻을 머금게 된다.

이루어 질 수 없는, 시작부터 오래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시작하는 사랑은 누가 보아도 바보같이 보인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그 사실을 파악할 수가 없다. 인생이라는 것은 상당히 오묘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결과가 뻔히 보이는 상황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정의 지배를 받는 인간이 저지르는 사고들의 연속이다. 때로는 이치에 맞지 않는 상황을 예견함에도 그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 인간인 것처럼, 매창과 유희경도 모든 것을 예감했음에도 과감히 사랑을 시작했다.

매창의 이별이 그렇게 아프고 절절했던 것은, 그리고 유희경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음으로 해서 복수라고 이야기 한 것이, 어찌보면 반어적인 표현으로 그를 절대 잊을 수 없다는 의미로 들린다.

유희경과의 애절한 사랑, 이상허와 허균간의 관계 혹은 정신적인 사랑을 미루어 볼 때 매창이란 여인은 자신의 삶을 정말 열정적으로 절실하게 풀어내었고, 자신의 존재에 대한 답을 구하려 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과연 나는 내 삶을 기생의 신분이지만 세파에 휘둘리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으로 당당히 배우자와 사랑을 택하고, 자신이 설정한 목표대로 인생을 추진해나가며 가능한 많은 기회와 관계속에서 삶 그 자체를 아름답게 즐기고 있는가 하는 자문을 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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