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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평점 :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란 파란 표지의 책을 재밌게 읽었던 사람이라면, 같은 작가의 신작인 이 책 역시 무척 기대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을 너무도 재밌게 읽고, 요즘 같이 어수선한 우리 시대에 유쾌하게 웃으며 읽을 수 있는 이와 같은 책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가 생각하게 된다.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방식이나 황당하고 유쾌한 일들이 연속해서 이어지면서 흐름을 빠르게 가져가는 수법들은 전작과 동일해서, 어찌보면 창문을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의 소재만 다른 속편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비슷한 느낌도 든다.
그리고 우리 사회에 인기를 끄는 외국 작가의 트렌드가 있다면 최근에는 바로 이 요나스요나손이 최고 히트 작가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이슈가 되는 것 같다.
과거 에쿠니 가오리와 같은 일본 작가들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 기욤뮈소의 소설들에 심취하였다면,
이제는 요나스 요나손의 책으로 모두 즐거운 이야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생각한다.
번역이 정말 맛깔나게 잘 된 측면이 있어, 저자의 원작을 읽어볼 능력도 기회도 없지만, 뭐랄까. 문장의 느낌을 요나스요나손 작가의 느낌 그대로 한국어로 잘 살린것이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을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요나스 요나손 작가의 특징중에 가장 신기한 것은 황당한 일들을 펼쳐나가는 방식인데, 이게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건가? 정말 말도 안돼 하고 생각하다가도, 탁월한 배경 설명과 맞아 떨어지는 개연성으로 인해 그래 그럴수도 있겠다와 같은 식으로 소설의 테두리에서 이성이 벗어나지 않고 감성과 함께 몰입하게 만든다.
책의 주인공인 까막눈이 여자인 놈베코는 빈민국가에서 태어나 똥을 나르며 하루하루를 연명하는 생활에서 벗어나, 배움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타고난 영리한 재주로 냉전시대의 시대적 배경 속에서 여러 주요 인사들과 만나며 뜻하지 않은 여행을 하게 된다.
이 이야기에서 폭탄이 중요한 소재로 등장하게 되는데, 핵무기 제조에 그녀가 얽히게 되면서 조금은 바보같은 주변 인물들과 함께 복잡한 상황들이 서로 실타래 얽히듯 맞물려 빠르게 전개되어 나가면서, 그 안에 코믹한 요소들을 독자들은 맛볼 수 있는 것 같다. 읽다보면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유쾌하면서 빠른 이야기 전개로 어느새 휙휙 페이지가 넘어가는 경험을 분명 하게 될 것이다.
소설이 사람에게 주는 의미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내게 있어서 소설은 하나의 오락과도 같다.
쳇바퀴돌듯 펼쳐지는 일상에서 단지 책을 읽는 것 만으로도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 책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매끄러운 번역과 개연성 있는 빠른 전개, 그리고 그 속에 녹아있는 유쾌함과 인생 철학. 바로 요나스요나손 작가가 사랑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