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저자는 1932년 생으로 어떻게 보더라도 할아버지라고 불러야 되는 나이다. 게다가 67년 나오키상을 받고 그 이후에도 일본에 계속된 작업으로 인정을 받은 만큼, 자타공인 내공이 대단한 사람이다. 유년기는 조선에서 보냈고, 전쟁을 겪은 세대인 것도 특이하다. 이 책은 소설가인 자신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에세이라고 밝혔는데, 그도 그럴것이 내용이 상당히 가치가 있게 생각된다.

 

목차만 보더라도 이 책의 비범함을 알 수 있는데, 삶에서 느낄 수 있는 각각의 감정들을 형용사로 나열해 놓았다. 이를테면 이런식이다. 기뻐하다, 망설이다, 슬퍼하다, 맡기다, 느끼다, 가르치다, 인정하다 등. 총 60개의 형용사를 가지고 인생의 대부분을 아울러 적어 놓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가장 쉬운 문체와 실제적인 삶의 사례들로, 인생의 여러 감정들과 관련된 통찰을 깊이 서술해 놓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장 쉽게 읽혀지지만, 그 안에 들어있는 의미는 상당히 심오한 내용들이 많다. 이런 류의 책은 시간이 흐를 수록,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읽을때마다 새로운 의미가 생각나고 그래서 계속해서 소장하고 싶게 만든다.

 

최근에 읽어봤던 에세이 중에 가장 감명 깊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이 좋았다. 번역의 서툰 문장체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번역도 좋았다. 이해가 어려울만한 단어들이 각주로 달려 있는 편집도 간단한 부분이지만 맘에 들었다.

 

작가는 이 책을 자신의 자전적 성격이자, 자신이 겪었던 인생 전 과정에서의 통찰을 풀어 써 내려감으로써, 독자들과 공감하고 인생을 먼저 살아간 선배로서 지혜를 전해주고자 이 책을 썼을 것이다. 사실 이런 류의 힐링 책이 시중에 범람하나 틀에 박힌 교훈적 문체들과 얕은 깊이, 감정적 서술로 읽으면 읽는 그 당시에는 울컥 하나, 막상 책장을 덮고 나면 별로 생각나는 문장이 없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 책은 저자의 내공에 걸맞게 다른 느낌을 확실히 전해 줄 것이다. 좋은 에세이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 혹은 소설이나 통속적 자기계발서에만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도 정말 추천하고 싶을 만한 책이다.

 

사실 에세이야말로 가장 삶에 힘을 주는 글이다. 담담히 자신의 인생을 바탕으로 "나는 이랬어, 이런 일들에 이런 경험을 느꼈지. 너도 들어보면 도움이 될거야"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해주기 때문에, 읽다보면 자연스레 정말 위로를 받게 된다.

 

삶에 지쳐 힘들 때, 정말 위로 받고 싶을 때 책 한권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했으면 좋겠다. 정말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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