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힌트
이츠키 히로유키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읽다보니 책이 너무 좋아서, 읽으면서 계속 삶이란 무엇일까, 그 속성에 대해 고민헀다.

 

특히 '사다'라는 챕터에서 가장 공감하며 읽었는데, 사는 행위 자체만이 아니라 인도에서의 여행 경험과 곁들여 풀어내는 저자의 내공에 다시한번 놀랐다. 산다라는 행위에 대해 내 자신은 어떻게 반응하며 살아가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도대체 사는 행위는 내게 있어 어떠한 의미일까?

 

실제로 나 자신은 어찌보면 '산다는 행위'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사는 것을 좋아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이 나 역시도 버는 돈은 일정하고 사고 싶은건 많다. 그러다보니 새롭게 생긴 내 흥미 요소는 바로 비싼것을 저렴하게, 혹은 원래 가격인 것을 타임 세일에 맞춰 사는 그러한 행위에 스릴을 느낀다. 때로는 대부분 만원을 주고 살 물건을 절반의 가격을 주고 사는 것과 같은 행동으로 통쾌함까지 맛본다.

 

또 한동안은 앞서 말한 스스로 생각하는 합리적 소비의 행태를 지속하다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이 쌓였는지 명품에도 관심을 갖는다. 실제로 명품이라는 녀석을 그에 걸맞는 가격을 지불하고 가지고 나오니, 그 순간만큼은 정말 짜릿했다. 명품에 걸맞는 품격이 나에게 투사된것마냥 행복해지고, 꽤 오랜동안 그 녀석을 방안에서 쳐다보기만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꼈다.

 

이 산다는 행위는 기복이 심한것인지, 아니면 변덕이 태초부터 있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최근에는 명품 역시도 부질없다는 생각에, "그래, 내실을 키워야지" 라며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공부에 집중하려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다 보니 또 노트, 사전, 펜등을 구입해야 한다며 산다는 행위에 집중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산다는 행위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다. 검소한 것은 미덕이나 검소만이 꼭 능사는 아니다. 명품을 사치롭게 줄창 소비해대는 행위는 분명 좋은 것은 아니나 명품에 대한 가치를 제 값에 맞게 지불하고 만족을 얻는 행위 또한 욕할 것은 절대 아니다. 산다는 것 그 자체로 스트레스가 해소된다면 그 또한 바람직한 행동일 것이다.

 

책에서 이츠키 히로유키가 말한대로 인도의 '산다'는 문화의 정수를 느끼는 것이 어찌보면 내게 빠져있던 것이 아닐까 싶었다. 바쁘다는 핑계로 산다는 행위 조차 바쁘게 진행하여, 무언가를 사기 까지의 그 과정을 너무 삭제시킨 채 인생을 살아온 것은 아닌가 싶은 반성이 들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무언가를 산다는 행위는 판다는 행위 못지 않게 가장 중요한 행동이다.

 

다만 앞으로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실천하여 달라진다면, 무언가를 사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그 마음을 먹기까지의 과정과, 물론 저자가 책에서 밝힌 인도에서 만큼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파는 사람과 그 물건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그 물건이 내게 필요가 있고 파는 사람은 좋은 사람에게 넘어간다는 필요와, 서로 사고 파는 것에 따르는 행위를 명확히 인식해 그 행위를 즐기는 노력을 시도할 것이다.

 

이 책은 여러가지의 형용사로 삶을 서술하고 있어 읽다보면 이상하게 가슴에 계속 들어오는 파트가 생겨날 책이다. 두고두고 곁에서 자꾸 읽고 싶은 그런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정말 마음에 든다. 다른 사람에게도 강력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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