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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만나다 1 - 헬로 스트레인저 ㅣ 길에서 만나다 1
쥬드 프라이데이 글.그림 / 예담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웹툰을 보는 것을 하나의 취미생활로 생각하고 즐겨하는 나로선, 쥬드 프라이데이 작가의 길에서 만나다와 같은 웹툰은 사실 잘 안땡기는 웹툰이었다. 그동안 보아왔던 조금은 자극적이고 갈등 위주의 웹툰과는 거리가 있는 듯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수채화를 보는 듯한 풍경 묘사와 가벼운 터치로 이루어지는 인물 묘사는 왠지 강렬함을 좋아하던 나에게는 오히려 자극적인 것이었다. 좋은 기회에 서평을 하게 되어 '길에서 만나다'라는 작품을 접하고 보는 내내 빠져버렸다.
그림과 글이 정말 조화롭게 다가왔다. 작가가 말하는 '길'이란 것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계속해서 생각해보게 되었고, 각 인물들간의 사건이 이어지고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더 깊숙하게 빠져 보게 되었다.
특히 주인공 은희수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가장 와 닿았던 부분은 '꿈' 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나 역시도 희수와 같이 대학을 졸업하고 꿈을 위해 잠시 취업을 미루었었다.
사실 꿈을 위해서인지 아닌지 알 수 없었다. 뭐랄까 약간 부유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책에서 표현한대로 가끔 우리 주위에는 마치 선을 긋듯이 나침반이 머리위에 있는 것처럼 그 나이에 맞는 역할기대에 부응하는 사람이 있다. 적절하다고 주변에서 생각하는 나이에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그렇게 흘러 갈 내 미래가 예상 되었다. 사실 졸업하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내 머리 위에도 정확히 방향을 지향하는 나침반이 있어서 난 단지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늘 무엇을 해야 되고, 무엇이 부족한지에 대한 상황이 이해되었기 때문에 다른 마음을 품는다는 것은 일종의 죄악 처럼 생각되었다. 나를 믿고 기대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죄악.
그러나 막상 졸업을 하고 나니, 과연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회의에 빠졌었다. 그리고 내 자신이 무의미하다고 느껴지는 하루 하루가 점점 고통으로 다가왔다. 아마도 청소년기에 아팠던 사춘기가 다시 찾아온 듯한 느낌이었다. 주변의 걱정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계속해서 나 자신을 탐구하고,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가를 찾기 위해 길을 걷고, 달리고, 운동을 통해 극복하려고 노력했다.
결국 그러는 동안 꽤 시간이 흐르면서 내 자신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고, 내 머리 위에는 나침반이나 이전과는 다른 느낌의 나침반이 다시 생겼다. 예전에는 남들의 중력에 영향을 받는 나침반이었다면, 지금 생긴 머리 위의 나침반은 중력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스스로의 의지에만 영향을 받는 나침반이었다. 욕심과 타인에게 잘보여야 겠다는 마음,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것에 대한 허망함과 같은 따위의 것들을 버리니 인생은 매우 심플해졌다. 그리고 점차 안정되어갔다.
이 책은 나의 이러한 경험이 떠오르게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방황을 겪는다. 그리고 꿈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그리고 길을 걸으며 생각을 하고, 때로는 그 '길'이라는 것에 대한 의미를 곱씹어 보기도 한다.
혹시 방황하고 있거나, 꿈 때문에 아파하고 있거나, 연인과의 사이로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슬며시 선물해보면 어떨까? 아마도 무척이나 고마운 선물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