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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블록 (핸드북) - 당신의 상상력에 시동을 걸어 주는 786개의 아이디어
제이슨 르쿨락 지음, 명로진 옮김 / 토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아이디어 블록이라는 책을 처음 받고, 아무런 사전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이병률 작가의 '끌림'과 비슷한 류의 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막상 받아서 읽어보고 나니, '끌림'과는 전혀 다른 끌리는 글을 쓰기 위한 글쓰기 핸드북이었다.
만년 독자로 책을 읽는 다는 행위 자체를 좋아한다는 '철학의 발견'의 작가 장건익 교수는, 어느날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아닌 책을 쓴다는 행위를 시작하게 된 자신을 보고 새삼 놀랐다고 한다. 책을 많이 읽어왔고, 앞으로도 많이 읽을 예정이라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과, 컨텐츠를 생산하는 작가의 입장은 사뭇 많이 달랐던가 보다.
우리가 예술을 접함에 있어 숱한 평론가들이 어떤 한 작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을 쏟아낼 때, 대중은 그것을 읽고 공감을 하기도 하고, 비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이도 숱한 평론가들로 하여금 예술을 발전시켰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단지 창조적 저작물에 대해 약간의 코멘트를 했을 뿐이다.
영화를 찍는 내 친구를 생각해보면, 평론가들은 없어서는 안되겠지만, 비난을 쏟아내는 평론가들 중에 과연 제대로 된 자신만의 고유 창작물을 만들어낸 사람이 과연 있는가 하는 물음을 던진다. 시험을 못 봤다고 혼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시험에 봐 본적도 없는 선수들이 비난만 하는 풍토는 사뭇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어느정도 수긍이 간다.
그만큼 창작에 관점으로 돌아서면 많은 것이 새로워진다. 저자가 평생을 걸쳐 쌓아온 노하우 혹은, 자신만의 피와 땀이 섞인 스토리를 집약해서 책으로 묶어내면, 단지 그것을 맛있게 씹어먹는 행위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그렇게 먹어왔던 모든 것을 바탕으로 내 자신만의 무언가를 토해내는 작업인 것이다. 결코 쉽지 않다.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많은 시사점을 아주 간결하면서도 인터벌하게 들려준다. 책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 정말 추천해주고 싶을만한 책이다. 책 곳곳에 글을 써보기 위한 이슈들을 실어 놓았는데, 그 이슈들의 참신함이 아주 돋보인다. 게다가 저자 명로진은 우리가 탤런트로도 많이 알려져 있지만, 사실 연대를 나온 우수한 엘리트 출신에, 글쓰기에 관한 많은 관심과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옮김이다. 명로진이 직접 쓴 책중에 '베껴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이란 것이 있는데, 아주 재밌고 유익하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글은 써야 맛이다. 막상 글을 쓰라고 해보면, 제대로된 문장들을 이어서 A4 한장도 채우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허구던, 아니면 진실이던간에, 무언가 하나의 주제에 대하여 썰을 풀어나가는 재능은 생각보다 삶 전반에 있어 매우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미디어가 많이 발달한 요즘에 우리는 스토리를 많이 접하게 되는데, 이러한 스토리들을 풀어나가는 개연성의 힘을, 특히나 개연성을 갖게 만들어주는 그 논리적, 서사적, 인과적 구조에 익숙해지면 일도 잘하게 된다. 이것은 어찌보면 수학에서 말하는 논리와도 비슷한 측면이 있는데, 그런면에서 볼때 한창 화두였던 '통섭'이라는 것도 사실 일상에서 쉽게 느낄 수 있는 별별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책의 부제는 다음과 같다. "당신의 상상력에 시동을 걸어 주는 786개의 아이디어". 말 그대로다. 꾸준히 글쓰기 연습을 하고 싶은데, 이렇다할 주제가 떠오르지 않는 사람에게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큰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