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이 쉽게 오는 사람에게 문학동네 시인선 105
이사라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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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던 한여름, 8월에 이웃 한 분이 갑자기 돌아가셨다.더위 탓인지 충격 탓인지 정신없이 장례기간이 지나면서 제대로 애도하지 못해서 슬픔이 쌓이는 것 같았다.그러다 우연히 대형서점에서 그야말로 우연히 집어들고 읽고 바로 두 권을 구입했다.한 권은 우리집에 한권은 이웃집에 간직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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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엔 돌아오렴 - 240일간의 세월호 유가족 육성기록
416 세월호 참사 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엮음 / 창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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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억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자면 잔인하게 슬퍼도 유가족의 이야기를 듣고 듣고 또 듣고,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들, 딸, 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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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슬픔과 기쁨 우리시대의 논리 19
정혜윤 지음 / 후마니타스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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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르치르와 미치르 남매가 행복을 가져다 준다는 파랑새를 찾아 떠난 이야기를 좋아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무 보람도 없이 집에 도착하는가 했더니 파랑새를 집에서 발견하는 마지막도 좋아한다. 그러나 그 책 전체에서 가장 좋은 부분은 남매가 돌아가신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는 장면이다. 어린 마음에 죽은 사람은 어떻게 되는걸까, 살아있는 사람은 죽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나, 제사 때는 죽은 혼이 잠시 젯밥을 먹기 위해 돌아오는걸까, 정말. 치르치르, 미치르가 만난 할아버지, 할머니는 살아있는 사람들이 죽은 사람을 기억하면 죽은 사람을 만나러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너희는 전번... 이후로 우리를 만나러 오지 않았다고...

 

2014년 4월16일 이후 무엇을 할 수 있나, 거대한 구조 안에서 무기력한  개인인 나를 슬퍼하면서 이런저런 책들을 연달아 보게 되었다. 2014 가을호 문학동네 부터, 금요일엔 돌아오렴, 눈먼 자들의 국가, 우리 모두가 세월호였다, 김탁훤의 목격자들까지. 따로 또 같이 그들 모두는 기억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특히 소설<목격자들>에서는 좀 낯 뜨겁기는 하지만 강한 목소리로 주인공은 왕에게 말한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백성을 정성을 다하여 잊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옵니다. 앞장서서 망각을 찢어야 하옵니다.”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 갔다. 가슴 깊은 곳의 불덩이를 토하는 기분이었다.

망각을 찢는다? 어떻게 말이더냐?”

대소 신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미 이승을 떠난 열 다섯명의 이름을 말씀해 주셨으면 하옵니다. 그들의 이름을 기억해 주시옵소서, 그들의 삶을 기억해 주시옵소서, 그들의 꿈을 기억해 주시옵소서.”

 

정혜윤의  책을 좋아한다. 책에 대한 책을 쓰는 부지런한 책벌레. 책을 잘 읽는다는 것이 잘 듣는 것임을 아는 나는 언젠가 정혜윤이 사람에 대한 책을 쓰겠구나 했었다. 역시...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로 빠르게 많은 말을 하고 싶어하는 정혜윤이 쌍용자동차 선도투 중 26명을 만나 사람들의 이야기 사이를 오가며 2009년에서부터 2013년까지를 엮어낸다. 놀랍고, 감사하다.

 

H(heart)-2000 PROJECT

시민 후원금으로 모인 8천만원으로 2004년산 중고 코란도 밴을 구입하고,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는 영상에서 '통증'을 느껴 그들을 더 알고 싶어졌다고, 그래서 그들 한 명 한 명을 만났노라는 정혜윤은 잘 들을 뿐만 아니라 잘 전달하는 부러운 힘이 있는 사람이다.

그 26명에게 슬픔과 절망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에게도 기쁨과 긍지가 있었다. 그의 고통과 슬픔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외면하고 잊고자 한다면, 그저 지나쳐버린다면 서서히 그는 사라진다. 그러나 그에게도 슬픔과 함께 기쁨도 있고 그 기쁨이 나에게도 미소를 주고 그의 이야기를 견딜 수 있게 한다면, 그래서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그는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 지고 있는 것 같이 보일지라도 다시 싸울 수 있고 그때는 나도 같이 싸울 수 있다.

 

 

 

 

우리는 서로 알아도 알지 못했단 생각이 들었어요. 이윤형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그 친구가 혼자인 것을 몰랐어요. 가족도 이복형 정도만 있다고 들었는데 죽고 나서야 약간의 집안 사정들, 살아온 내력들을 알게 되었어요. 우리는 윤형이 가는 길에 소주 한잔 못 올렸어요. 저는 그전에 그 친구를 알았어도 안 게 아니었던 거죠. p149-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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