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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는 없다
이희근 지음 / 사람과사람 / 2001년 8월
평점 :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역사가 토인비는 말했다. 언제나 후손들은 선조들의 행적을 보고 때로는 답습하고, 때로는 모방하면서 역사속에 감추어진 제도의 목적을 둘추어 내고 또한 실행하여 왔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역사를 알아야 하는 목적은 분명해진다. 과거의 행적을 보고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하지만 이러한 역사의 언저리를 기록한 사료들이 달리 해석되고 왜곡되어졌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무엇으로 이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인가?
이런점에서 이번 <한국사는 없다>는 꽤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한반도에 인류가 들어오고 나라를 건국한지 반만년이 되어가고 있다. 여러 유적들의 발굴에도 불구하고 고조선의 기원이 어디서 부터 말미암았는지는 아직도 미지수이다. 단군조선, 기자조선, 위만조선, .. 등등 시대가 바뀌고, 사상이 바뀔때마다 한반도의 조상 또한 번갈아 가며 선조의 자리를 차지 하였다. 자주성을 강조하고, 자치민족임을 고취시킬때는 단군조선이 성행하였고, 중화사상을 바탕으로 사대주의가 강할 때는 기자조선이 성행하였다. 왜 이런일들이 벌여져야만 하는 것인가?
이는 모두 역사를 기록한 역사가들의 사관들 때문이다. 사람들은 언제나 통치자들과 연관되어 있었고,하나의 문헌을 놓고 그것을 달리 해석하고 또는 시대에 맞게 사료를 조작해버림으로써 당시의 통치에 이용하려 하였다. <한국사는 없다>에서는 여러 한국 역사들의 왜곡되고 달리 해석된 부분을 찾아 바르게 해석하고자 하는 몇 가지 주제들을 들추어 냈다. 중요한 것들만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단군조선은 허구이다.
둘째, 고려의 훈요십조는 영,호남 지역갈등의 뿌리가 아니다.
셋째, 동학사상은 근대개혁사상이 아니라 봉건적 패쇄개혁이였다. 등등...
또한 덧붙여 아직도 우리나라의 역사가 일본 식민지 당시의 논문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 많다는 것도 중요하게 다루고 있다.
단군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일연의 <삼국유사> 와 이승휴의<제왕운기>이다. 13세기 후반에 기록된 이 책들이 고조선이 멸망한지 천오백년이 지난 후에 기록되었으니 그 동안의 왜곡이야 말로 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때문에 당시 몽고의 지배를 받고 있었던 고려는 단군조선을 내세워 자주성을 고취시켜야만 하였다. 따라서 전승으로 내려오던 이야기들을 모아 있지도 않는 단군을 만들어 냈고, 이를 우리 조상이라 일컬으니 어찌 통곡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처럼 역사는 언제나 그 시대의 역사가의 사관에 따라 변절되어 왔고, 앞으로 변절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어떤 것이 진실인지는 오직 당대의 기록자만 알뿐 어떤 것도 진실인 것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