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2 - 한니발 전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2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올해로 9권이 나왔다. 곧 있으면 제10권째도 나올 예정이다. 서점가의 판매지수에서도 시리즈 9권까지 골고루 판매가 되어지는 걸 보면 과히 이 <로마인 이야기>의 인기는 쉬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사실 1편은 그리 쉽거나 재미있는 내용이 아니다. 로마사를 읽어가는 핵심 개념들을 나열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보는데, 어쨌든 그 험난한(?)고개를 넘으면 나관중의 <삼국지>만큼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가득찬 <로마인 이야기2-한니발 전쟁>을 만날 수 있다. 우리에게는 좀 낯선 이름인 카르타고의 장군 한니발. 나는 여태껏 수 많은 장군들의 무용담을 읽어 왔지만 이 한니발이라는 사나이만큼 매력적인 남자에 푹 빠진 것은 처음인 것 같다.

로마와의 제1차 포에니 전쟁 패배이후 당시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던 카르타고(지금의 아프리타 북부)의 한 장군 하밀카르는 에스파냐에서 절치부심 다시 한번 로마와의 전쟁을 위해 세력을 키운다. 그가 죽자 그의 아들인 한니발은 아버지의 대를 이어 28살의 나이로 9만의 병사와 70마리의 코끼리를 이끌고 험하디 험한 알프스 산맥을 넘는다.
에스파냐에서 로마로 가는 길까지 수 많은 부족을 통합하면서 정예부대 2만8천과 기마병을 이끌고 자그마치 18년동안을 로마에 머물면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는 놀라운 지휘력을 발휘하게 되는 한니발. 그의 용기와 그의 남다른 리더쉽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언제나 자신보다 2배에서 많게는 5배에 가까운 적들과 싸웠는데 마지막 전투의 패배이전까지 사실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것은 믿기지 않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열대지방의 동물인 코끼리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알프스 산맥을 넘기전 70마리이였던 코끼리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30마리만 살아남게 되었다. 이 30마리는 언제나 전투가 시작되면 제일 앞쪽에서 오늘날의 전차와 같이 적을 향해 돌진한다. 무섭게 달려드는 코끼리앞에 당시 전법이라고는 일렬로 나란히 서는 것이 전부였던 로마 군병에겐 공포의 대상 그 자체였다. 처음부터 좌충우돌 정렬은 이미 흩으려 지기 시작한다.

둘째, 이 흩으려 진 적의 양 허리쪽으로 기동력이 있는 기마병들이 허리를 관통하면서 치기 시작한다. 이 기마병의 사용은 당시만 하더라도 기막힌 전법이 아닐 수 없었는데, 이 후로도 로마는 이 전법을 고스란히 받아들여 기마병을 활용한 전법을 수 백년동안 사용한다. 이 쯤되면 이미 숫자에 의존한 전투는 의미가 없다. 정렬이 흩으려진 상태의 적은 오합지졸 그 자체이다.

셋째, 이 때 한니발의 정예부대인 중무장 부대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한니발과 생사를 같이한 이 정예부대는 험난한 알프스산맥을 넘으며 18년동안 한니발과 생사고락을 같이한 정예중에 정예이다. 그들의 용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인데, 마지막 패배가 있기까지 이 정예부대의 전사자가 거의 소수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18년동안 한니발이라는 장군 한 명에게 농락당한 로마이였지만, 그가 남기고 간 전법에 대해서는 고스란히 전수 받은 것 . 아무리 절천지 원수라 하지만 배울 점은 반드시 배운다는 로마인들의 기질이 참으로 놀랍다. 비록 적이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너그러운 마음이 로마가 그토록 오랫동안 지중해를 장악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니였나 생각해 본다. 우린 때론 실패를 두려워하곤 한다. 오직 성공의 길을 위해 모험을 회피하는 경향도 두드려지는 것이 현실이다. 모험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지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지중해 세계를 자신의 손아귀에 넣어 보려는 야심으로 가득찬 한니발. 그는 에스파냐의 비옥한 땅에서 여생을 편안히 살 수 있었지만, 18년 동안이나 군용천막에서 추위와 외로움을 견디며 모포하나로 잠을 청하곤 하였다

28살의 나이로 대 로마와의 전쟁을 일으킨 한니발의 기질과 똑같이 28살의 나이로 육신의 정욕하나 다스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나를 돌아보며 질끗 입술을 깨물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