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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지키는 다섯 괴물 ㅣ 스푼북 창작 그림책 3
김향수 글, 이남지 그림 / 스푼북 / 2013년 10월
평점 :
제 각기 다섯 괴물이 얽혀 표지를 꽉 채우고 있는 ‘세상을 지키는 다섯괴물’(김형수 글, 이남지 그림, 스푼북 펴냄)은 ‘괴물’이라는 소재로 흥미롭게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인 ‘오행’ 사상을 알게해주는 창작 그림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은 어떠한지를 알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책을 펴기에 앞서 ‘괴물이 가지는 부정적 이미지와 ‘세상을 지키는’ 이라는 긍정의 상반된 제목은 독자로 하여금 이 책이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호기심을 가지게 하며, ‘괴물’이라는 소재는 긴장감을 가지고 책을 대하게 한다.
까마득한 옛날, 검은 물이 거친 소리를 내며 까만 괴물 현무를 탄생시켰고, 그가 토해낸 하얀괴물 백호, 이어서 빨간괴물 주작, 파란괴물 청룡, 황금빛 괴물 황룡이 탄생한다. 이들은 각각 물, 쇠, 불, 나무, 흙을 나타내며, 세상을 구성하는 5원소로 지칭되고, 동서남북을 가르키는 오방사상을 나타낸다. 우리 조상들이 가지고 있던 ‘오행 ‘사상은 사실 우리가 지속적으로 접해오면서 만지고 느끼고 있던 친숙한 것들이었다. 다섯 괴물의 탄생은 지금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이다.
이들은 순차적으로 생겨나서, 서로가 나타나면 힘을 얻거나 살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반면 서로를 피하거나 물어뜯는 갈등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는 ‘오행’이 가지고 있는 특징인 ‘상극’과 ‘상생’을 이해할 수 있다. 이 때 황금빛 용의 평화롭게 살자는 제안에 다섯괴물들은 저마다의 자리를 잡고 세상의 평화를 유지하며, 책의 제목처럼 ‘세상을 지키는 다섯괴물’은 다섯 수호신이 된다. 마지막 장 그림엔 평화로운 자연의 모습을 보여주며, 긴장감으로 시작된 이 책의 내용이 마무리된다. 수호신이 된 다섯괴물이 제자리를 찾고,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모습은 아마도 우리의 일상과 인생도 갈등안에서 상생과 상극이 자리잡고 조화를 이루는 것임을 생각하게 한다.
이 책에 그려진 우리 조상들의 그림인 ‘민화’ 풍의 그림은 조상들이 상상했을 ‘다섯 괴물’의 이미지를 같이 느끼게 해주며, 실제 조상들이 담아냈던 다섯 괴물인 이해를 돕는다. 어린독자 및 함께보는 부모와 선생님들에게도 막연하게 알고 있던 ‘오행’,’오방색’,’오원소’등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자리잡고 있는 우리 조상들의 세계관을 그림책으로 함께 알 수 있어 유익하다. 또한, 이 책을 다 읽고서 더욱 궁금해진 독자들은 뒷장의 부록을 통하여 다시한번 책의 내용을 정리하고 그림과 도표로 ‘오행’사상’에 대해 이해를 돕고, 학습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다섯 빛깔 세상에서, 다섯 빛깔을 닮은 생명이 태어났지. 바로 너였어 사람이었어” 세상이 태어나던 때처럼 나도 너도 그렇게 다섯 빛깔을 담고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