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루쓰 몽고메리 지음 / 초롱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페이퍼(월간잡지)에 실린 김보성씨와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터프한 그의 이야기는 아주 재미있었다. 그러나, 나의 눈을 번뜩 뜨이게 한 것은 그런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그가 가진 생각이었다. 그는 영혼이나 환생 외계인등 허무맹항해 보이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자신은 어떤 과정에 서있는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쌈잘하는 구도자.. 거기서 이책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나는 읽게 되었다.

한권을 쉬지 않고 읽었다. 루쓰 몽고메리라는 영혼과의 교신을 하는 작가와 그녀에게 메세지를 건네주는 지도영혼들. 이것은 '신과 나눈 대화'라는 작가는 생각나지 않지만, 하여튼 그책에도 나오는 저술방법이다. 처음엔 이거 거짓말 아냐? 이러면서 봤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야? 란 말이 절로 나왔다. 죽고 나서의 우리. 태어나기 전의 우리. 영혼. 주제만으로도 벌써 반쯤음 거짓으로 치부될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나 얼마를 읽고 나자 사람 잘 안믿는 나도 믿고 있었다. 그들의 말은 사실이냐 거짓이냐를 떠나 옳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 편히 쉬고 있거나 뭔가에 사로잡혀 애쓰고 있거나 쫓기고 있다. 하지만 진정 우리가 서있는 이곳은 그런 문제를 만들고 해결하는 곳이 아니란걸 느끼게 되었다.

신(절대 인격화시키지 말자)으로부터, 마치 구름에서 떨어진 빗방울처럼 우린 그렇게 떨어져 나왔다. 이 세상 모든것에 있는 신으로부터 그렇게 떨어져 나온 우리는 다시 구름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빗방울들은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 사실을 잊고 만다. 어떤 자는 그냥 흐를뿐, 어떤자는 고여서 썩어 버리고..

우린 갖가지 죄를 짓는다. 그걸 알고 있다. 우린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어떤 것이 자기자신이라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단지 도구일 뿐이라는 것이다.영혼이 그 주체인데, 슬프게도 그걸 느끼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카르마와 환생 이것은 이렇게 시작된다. 우린 자신의 죄를 풀어가기 전엔 영원히 태어나고 또다시 고뇌하게 될것이라 한다

우리의 죽음은 죽음이 아니다. 영혼은 계속해서 살아 있기 때문이다. 그걸 알게 되었으면서도 난 기쁘지 않았다. 갑자기 마치 지나온 나의 전생과 앞으로의 일들이 과거와 미래의 벽이 없는 것처럼 느껴 지면서 이런 나의 영혼이 슬프게 느껴 졌기 때문이다. 나는 길가는중이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오랜 잠에서 깨어난듯 정신이 들었다.

길가는 중.. 이 네 글자를 이책을 통해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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