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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아이리스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7년 2월
평점 :
절판
17세 소녀 마리는 호텔 아이리스의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그 카운터에서 한 남자의 목소리를 그 목소리의 울림 속에 자신을 가둬버린다.
그리고 우연히 만난 목소리의 주인공. 소녀는 그를 따라 F섬으로 가고, 그곳에서 평생 겪어보지 못한 지독한 사랑을 한다. 그것이 일상적인 것인지, 그렇지 않은 것인지, 흔히 일어나는 일인지, 그렇지 못한 일인지도 알지 못한 채 남자에게 자신을 온전히 맡긴 채 그저 남자의 손길만을 받아들이고, 사랑한다.
소녀는 그렇게 남자의 모든 행위를 사랑으로 받아들인다.
아버지에 대한 기억도 남자를 통해 이루어내고, 사랑에 대한 환상도 실현한다.
옮긴이는 뒤에서 소녀의 그런 사랑을 또 다른 형식이라 부른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또 오가와 요코가 전작인 박사가 사랑한 수식에서 그렸던 숭고하고, 자애롭고, 아름다운 사랑이 아닌 이 책에서 묘사되는 가학적이고, 자학적이고, 파괴적인 행위 또한 사랑으로 정의내린다.
공감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약간 억지스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마리는 분명 사랑을 했다.
그것도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