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의 형제 1 - 맹수의 눈을 지닌 아이 이리의 형제 1
허교범 지음, 산사 그림 / 창비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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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독자가 열광하는 추리소설로 아동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허교범 작가가 새로운 판타지 시리즈로 돌아왔다. 자신이 인간보다 우월한 존재라고 믿는 ‘노단’, 반대로 자신이 인간처럼 평범한 존재이기를 원하는 ‘유랑’, 그리고 어제보다 조금 더 강해지고 싶은 소년 ‘연준’이 하유랑시라는 도시를 무대로 인간과 괴물, 선과 악의 경계를 부수는 여정을 시작한다. 빠른 박자로 넘어가는 전개, 또렷하고 감각적인 문체, 독특하고 신비로운 세계관을 통해 독서의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

책 소개

맹수의 눈을 지닌 아이, 노단은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다. 왜소한 체격에 창백하고 병약해 보이는 얼굴. 태어난 이후로 줄곧 병원에서만 시간을 보내왔던 노단에게 남은 수명은 세 달. 죽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인간을 부하와 먹이로 삼으면서 그들의 수명을 빼앗는 방법뿐이다. 원체 약하게 태어난 노단과 다르게 높은 자리에서 많은 이들을 다스리며 살아온 그의 아버지는 아들을 하유랑시에 두고 떠난다. 일평생을 약한 존재로만 살아왔던 노단은 부하도 강하고 눈에 띄는 사람보다 힘 없고 작아 보이는 사람으로 골랐다. 성적이 떨어져서 부모님께는 꾸중을 듣고, 학교에서는 덩치 큰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는 연준이 바로 첫 번째 부하가 된다. 노단은 인간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자신의 힘을 보여주면서 공포심을 심어주고, 보통 인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커다란 힘을 안겨주겠다는 달콤한 말로 연준을 꾀어낸다. 30일 동안 정체불명의 체리맛 음료를 먹어야 하는 의식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연준이 싫어하던 영식이라는 아이를 먹이로 삼기 위한 의식도 바로 진행했다. 노단에게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게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다고 생각할 때쯤, 유랑이라는 아이가 등장한다.

유랑은 선생님의 말에 하나도 동의할 수가 없었다. 난 전혀 두렵지 않아. 이건 무서운 것과 다른 문제야.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런 존재가 되는 게 싫은 거야. 저 아이는 사람이잖아. 나도 저 아이처럼 사람같이 생겼어. 그러니까 나도, 아마 나도 사람일 거야.

인간의 수명을 빼앗으며 살아가는 노단과 다르게, 유랑은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서 살아가고 있다. 인간이 아닌 잔인한 존재, 유랑이 속해있기도 한 그들에게서 떨어져 나와 쫓기면서 떠돌이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유랑은 아직 어린 10대 아이일 뿐이지만, 자신들과 별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사람들의 수명을 잔인하게 빼앗아 자신들의 삶을 영위해나가는 모습이 끔찍하게 보였던 것이다. 떠돌이는 노단과 같은 존재들로부터 배척당해왔기에 그들이 없는 곳에 숨어 지내야만 했다. 그래서 해유랑시로 왔던 유랑은 갑자기 나타난 노단으로 인해 소중한 보금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길어봐야 10년이 조금 넘는 짧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찾아왔던 해유랑시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유랑은 노단의 부하인 연준과 대화를 시도한다.

포기하고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처음에 그들에게 속아서 부하가 된 사람은 시간이 꽤 지난 다음에야 진실을 깨닫게 된다. 그때는 이미 자신의 생명이 주인에게 달렸고 공범으로 많은 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음을 주인의 뜻과 일치시킨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방법이 없으니까. 사람들은 원래 그런 일에 익숙하다. 그래서 명령을 받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나쁜 짓도 저지른다.

연준은 유랑을 통해 모든 진실을 알게 된다. 노단은 인간의 수명을 빼앗으며 살아가기 위해 해유랑시에 온 거고, 부하로 살아가는 연준의 목숨 역시 그의 손에 달려있다는 것을 말이다. 노단이 죽은 이후, 연준은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노단은 아직 영식을 먹이로 맞이하는 의식을 끝마치지 못했고, 연준이 그에게서 벗어나도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유랑을 만난 이후, 연준의 생각에는 조금씩 변화가 찾아오기 시작한다.

인간을 그저 자신의 생명을 연장시켜주는 먹이로만 바라보는 노단과 그에게 발이 묶여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연준, 노단과 같은 존재이지만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온 유랑.

세 아이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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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노단의 입장이었다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내가 연준의 입장이었다면, 노단을 외면하고 유랑을 돕는 행동을 할 수 있었을까?

내가 유랑의 입장이었다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을 포기하고 떠돌이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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