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론 을유사상고전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신복룡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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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사실은 악법을 만들어놓은 당사자들이 시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것 혹은 그릇된 해석이었다는 걸 깨닫듯, 군주론을 읽으며 새로 깨닫게 된 것이 많다. 일례로, 흔히 『군주론』을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가장 먼저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간교함’을 연상할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란 모름지기 “함정을 피하려면 여우처럼 처신할 필요가 있고, 이리를 쫓으려면 사자처럼 처신할 필요가 있습니다(제18장 [3])”라고 말한 대목 때문이다. 이 책을 약 40년간 개역한 원로학자 신복룡 교수는 이 명제가 이 책을 지배하는 핵심어는 아니라고 말한다. 다만 후세의 학자들과 독자들이 그 말을 마키아벨리의 상징어처럼 그들의 입맛에 맞게 인용한 것뿐이라고 한다. 신복룡 교수는 이런 자의적인 해석의 오류를 저지르지 않도록 고심했다고 서문에 밝혔다. 신복룡 교수는 자신의 ‘마키아벨리론’이 기존의 해석과는 다르다고 말한다. “인간의 내면적 성찰보다는 선악을 넘어 밖으로 표출된 행위에 주목한다면, 마키아벨리가 보여 준 정치인의 처신은 분명히 행태주의로 분류될 수도 있겠지만, 그는 자신의 의도가 그러한 뜻으로 해석되는 지금의 정치학에 다소 당황스러울 것이다. 역사적 사실과 맥락에 대한 이해나 주석 없이 본문만으로는 이 책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라고. 그런 점에서 고전임에도 새책을 맞는 마음으로 새롭게 읽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젊은 독자를 위해 시대 흐름에 맞게 다듬은 문장과 해설이 이 시리즈의 강점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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