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골 소녀 명란이의 좌충우돌 서울살이 - 산업화 시기 ㅣ 사계절 역사 일기 10
조호상 일기글, 김영미 정보글, 김효은.강부효 그림 / 사계절 / 2013년 12월
평점 :
역사 일기 시리즈 중 가장 마지막 책으로 산업화 시기를 다룬 이 시대가 1976년생인 내가 기억하고 경험하는 시기라는 생각에 책을 펼쳤다. 한 장 한 장을 넘기면서 나의 기억 저편에 있던 일들이 다시금 되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해도 학생 수가 많아 2부제 수업을 해야했다. 그래서 어떤 날은 아침 일찍 학교를 가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점심을 먹고 학교를 가기도 했던 경험이 있다. 사실 점심을 먹고 학교를 가면 대부분은 꾸벅꾸벅 졸음이 몰려오는 탓에 아침 먹고 학교 가는 것이 더 좋았던 것 같다.
명란이도 시골학교와 전혀 다른 서울 학교에 전학을 와서 서울에 대한 환상이 깨져버린다. '콩나물 시루'라는 표현에서도 그 당시 한 교실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수가 얼마큼 많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당시 인기 짱이었던 똘이 장군, 마징가 제트는 어린이들의 영웅이었기에 밥 먹는 것도 잊은 채, 밥 먹으라는 엄마의 성화도 무시한 채 텔레비젼으로 빨려갈 듯한 자세로 열심히 보았었다. 그 당시의 내가 똘이장군과 마징가제트를 보며 열광했듯, 지금의 내 아이가 또봇이나 레스큐봇에 열광하고 키마를 못 봐 안달나는 모습이 어찌보면 참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 가지 이 책을 통해 새로 알게된 사실이 있다. 난 예전에 새마을 운동의 일환으로 실시된 도로포장, 주택 개량 사업등이 나라의 지원으로 이루어진 거라 알고 있었는데, 그 당시 국민들 스스로가 도로를 닦고, 자신들의 돈이나 융자를 받아 지붕을 개량해야했다는 사실은 미처 모르고 있었다. 이렇듯 살기 팍팍했던 그 시절을 지내 온 우리네 부모님 세대 덕분에 내 또래의 세대들은 전쟁 그리고 전쟁 후 재건의 세월 속에서 겪어야하는 고생을 어느 정도 모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치열하게 살아야했던 산업화 시기의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명란이는 아이의 일기를 통해 잘 보여주고 있으며 이야기와 관련된 객관적인 자료도 함께 읽을 수 있어 시대상을 잘 알 수 있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