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 탐정 이상 5

경성 탐정 이상 5 - 거울방 환시기
김재희 지음 / 시공사 / 2020년 11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천재작가 이상과 친구 구보가 탐정이 되어 미스터리한 사건에 고군분투 하는 활약상을 담은 '경성탐정 이상' 마지막 시리즈인 5편 '거울방 환시기'를 읽었다.

김재희 작가의 경성탐정 시리즈는 이번이 첫 경험인데 이상 작가의 작품들은 잘 몰라도 이름정도는 알고 있을 법한 유명한 실존인물에 탐정스토리를 어떻게 풀어 냈을지 흥미로움과 기대감이 생기며 책을 펼쳤다.

이상은 인천 교동도란 섬에 있는 독일계 학교인 슈하트에서 딸인 한영미가 실종 됐다며 은밀하게 수사를 해달라는 한영미 아버지의 부탁을 받고 단짝 구보와 함께 경성에서 인천역으로 가는 기차에 오르며 이상의 후배라고 하는 하동민과 슈하트에 입학하는 주안나 그리고 그녀의 경호원 소유미를 만나고 기차는 달리던 중 부평역 근처에서 갑자기 멈춰서는데 그 이유는 일등석의 손님이 칼에 찔려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고 흔적없이 사라진 범인에 대한 궁금증만 남긴채 기차는 인천역에 도착한다.

항구에서 배로 갈아타고 교동도로 들어가니 마중 나온 어딘가 많이 낯이 익은 총무과장 김송원을 만나 차를 타고 학교에 도착하는데 몇몇 사람을 제외하면 모두 여성인 슈하트 학교는 생각 이상으로 매우 폐쇄된 곳이였다.이상과 구보는 실종된 한영미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본격적인 수사를 하기 시작하는데 학교

이사장과 교장,직원,교사들,학생들 등 학교와 섬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 얘기를 듣고 시설들과 섬주변을 탐색하며 조사를 하면 할수록 이곳에 뭔지 모를 이상하고 음산한 기운과 위화감 등이 한영미가 사라진게 단순한 실종이 아니라는 직감이 점점 강해지는데 섬과 학교에서 떠도는 괴담의 실체는 어디까지가 진실이며 학교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학생들이 규칙을 어기면 발가벗긴 채 갇힌다는 사방에 거울밖에 없는 거울방과 기차에서 만난 주안나,소유미,하동민의 정체는 무엇이며 실종사건과 어떤 관계가 있는것일까...

27세에 요절한 천재작가 이상과 추리 미스터리의 조합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소설인 경성탐정 이상 5편은 이야기는 허구지만 너무나 유명한 실존인물이 추리와 감수성이 뛰어난 탐정이 되고 그의 든든하고 믿음직 스러운 친구 구보가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은 홈즈와 왓슨 같은 명콤비가 떠오르

며 내용은 어둡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수 있었다.

섬이란 폐쇄된 공간에서 갑자기 사라진 여학생과 진상을 밝히기 위해 은밀하게 파헤칠수록 드러나는 학교의 추악한 진실,분열된 자아,등장 인물들의 반전과 실종사건 에서 경성에서 일어나는 테러로 이어지는 과정들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며 시리즈의 대단원을 마무리한다.중간 중간에 전 시리즈들의 에피소드가 잠깐 언급 되기도 하는데 완전 독립된 이야기라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 하기에 지장은 없지만 전 시리즈들을 읽고 본다면 좀 더 인물과 인물과의 얽힌 미묘한 감정선에 깊이 다가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며 1~4편에는 이상과 구보의 어떤 활약상이 담겨져 있을지 호기심이 생기며 전 작품들도 천천히 찾아 봐야 겠다.

픽션 이지만 논픽션 같은 느낌의 그럴듯한 인물들과 설정,코지 미스터리 같은 담백한 맛이 있었던 작가의 이상에 대한 깊은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이상 시리즈 최종장 '경성탐정 이상5 거울방 환시기' 리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