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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사용 설명서 - 대한민국의 모든 금융사를 내 편으로 만드는 법
최성우 지음 / 다연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세상 어느 곳에나 분명히 갑·을 관계는 존재하고 우리는 갑과 을을 넘나드는 생활을 하곤 한다. 재테크의 세계에서는 분명히 돈을 가지고 상품에 가입하는 사람이 갑(甲)일 텐데, 가끔은 ‘당했다’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의 직원들의 현란하고 알 수 없는 용어들로 치장된 말솜씨에 좋은 것이겠거니 하고 가입했는데, 해지하려고 보면 원금도 못 찾아서 원금이 회복될 때까지 돈을 갖다 받치는 을(乙)이 되어버렸지만, 계약서에 날인한 사람은 모두 나 자신이니 어디 하소연할 때도 없이 가슴만 쳤던 경험이 있다. 뒤늦게 와서 보험사가 죽일 놈이라느니 욕을 하고 다녀서 무엇하겠는가…. 모두 무지한 내 탓이다.
뼈 빠지게 일해서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고, 피 같은 내 돈을 절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엄청난 부자가 아니고서야 우리는 각종 금융기관의 도움을 받고 살아야 한다. 열심히 돈을 벌고 아끼는 것도 좋지만 금융기관에서 내 돈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아는 것도 결국은 자신의 몫이며, 일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나는 믿고 있다.) 이 책에서도 누누이 말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보험사도 결국은 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월급을 계속 줘야 하는 입장이고 자선기관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들은 그들이 유리한대로 말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결국 그 금융기관들을 잘 활용할 수 있게 공부해야 한다.
설명서를 표방한 만큼 이 책은 자세한 것이 강점이다. 매 꼭지마다 앞에서는 간략한 개념설명과 함께‘Action! 이렇게 하세요!’나 ‘Secret Tip 사용상 주의사항’이라는 부록형식의 글을 달고 있어서 이해를 돕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서 좋다. 또한, 우리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기관들의 필요한 정보들을 비중 있게 다뤄줘서 좋다. 재테크 입문을 하는 사람에게 주식 투자의 정교한 기술까지 알려주는 책을 읽다보면 뭔가 진이 빠지거나 재테크가 이렇게도 어려운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펀드를 잘 고르는 법이라던지 금리에 따른 투자전략이 나와서 그다지 부담없이 읽으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요새같은 저금리 시대 상황과 생긴지 얼마 안된 재형저축까지도 다뤄줘서 신간의 이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은 아주 초보자를 위한 책이라기 보다는 재테크 입문서 1권 정도를 읽은 사람이 읽으면 더욱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념을 어느 정도 익힌 후 실질적으로 여러 상품 가입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