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5개국어 능력자 - 들리는 외국어를 모두 내 것으로 만드는 기적의 바로바로 현지 언어 습득법
염정은 지음 / 카시오페아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한 언어를 어떻게 공부했는지 쉽게 알려주고 있다. 저자도 여느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외국어 울렁증이 있었다고 하는데, 배낭여행으로 30개국을 다니며 다개국어 능력자가 되셨다 한다. 나도 여행을 좋아하는 편인데, 외국에만 나가면 생존영어 이상의 딥한 대화를 나누는 건 너무 어려웠다. 그래서 여행만 다녀오면 "꼭 영어공부 마니 할거야!"하며 다짐 하지만 시간에 치여, 먹고사니즘에 치여, 바쁘게 살다보면 외국어 공부는 마치 거대한 "일" 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언젠가는 꼭 수행해야 하는 아주 힘든 일 같이 느껴지니까 자꾸 미루게 되는 것이었다.

책을 읽으며 인상적이었던 건, 저자가 얼마나 언어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을 했는지였다. 나도 작년 모로코를 다녀왔기에 저자와 나의 태도를 비교할 수 있었는데,
그 많은 따진을 먹으면서도 나는 왜 '브리트'를 듣지 못한걸까? '브리트 따진 베제지'(치킨 타진 주세요), '브리트 따진 호우트'(생선 타진 주세요)...나는 귀를 틀어막고 지냈던 것이었을까?ㅠㅠ 이 상황만 봐도 저자는 어느 순간이든지 오감, 육감들을 다 열어두고 '소통을 잘 하고야 말겠다'는 열정과 그 열정을 뒷받침해줄 노력들이 있었던 것 같다. 뭐든 열정이 있어야 미친듯이, 끝까지 할 수 있는 것인데. 결국 열정에 더해진 용기와 자신감의 문제였던 것이다. 2010년에 이집트에 갔을 때, 나는 베두인인 만수의 지프를 타고 사막에 간 적 있었다. 그때 만수가 '나는 만수를 좋아해'를 아랍어로 알려줬었다. "아나 베흐벱 만수!" 나는 그 지프 안에서 아나 베흐벱 만수를 엄청 외쳤고, 영상으로도 찍어놨다. 그 영상을 볼때마다 아나 베흐벱 만수를 문장으로 떠올렸기에 8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지 모른다.ㅎㅎㅎ
이 책의 저자분도 발음을 녹음하고 반복해서 따라하고 그렇게 몸으로 익히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베트남어에 대해 하나도 몰랐었지만 홈스테이를 하며 몇달만에 회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 베트남에서 만난 일본인들의 모임에 가서 일본어를 감탄사부터 소리를 내며 연습해서 공부했던 것, 매일 MP3로 녹음하고 들으며 틀린 발음을 교정받았던 것 등등.) 
현재 계신 세르비아에서도 계속 단어를 입으로 말하고, 문장을 만들며 그 나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다. 나도 외국어를 그렇게 친숙하게 접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언어와 관련된 문제는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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