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우주지도 강력추천 세계 교양 지도 2
아가타 히데히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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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최대의 천체망원경이 어디 있는 줄 아는가? 그 장소는 영천 보현산이다. 그 장소를 종종 일때문에 지나간다. 시골 한구석에 있는 그 곳을 요즘같이 맑은 겨울철 새벽에 나가 하늘을 보면 자신에게 어떤 현상이 벌어지는 줄 아는가?

먼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우와~~~ 그리고 목이 아픈 줄도 모르고 몇 분간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또한 우주의 경이로움을 생각한다. 그 단계를 지나면 이제 은하수길에 펼쳐진 별자리를 읽어 보려고 어릴 적 지식까지 총동원하려고 애쓴다. 이러저러한 단계를 지나면 결국은 후회감이 밀려온다. 어릴 때 공부 좀 할 걸.. 우주에 대해... 별자리에 대해.. 하늘에 대해...

누구나 그렇지만 우주는 언제나 동경의 대상이었다. 언제나 하늘을 올려다보며 저쪽엔 뭐가 있을까 궁금해 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호기심이 나이가 들면서 학교에서 배운게 있으니깐 점점 과학적으로 변해갔다. 저 별까지 몇 광년일까? 저 별은 몇 억년전에 쏘여진 빛을 보는걸까? 이런 순수함을 넘어선 단계(?)에서 실체적인 우주의 모습을 볼 때 이 책은 참 많은 도움을 주었다. 주된 년령층을 청소년과 초등학교 고학년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지만 성인들이 봐도 전혀 무방할 정도의 아주 쉬운 설명과 더 이상 궁금증을 갖지 않아도 될 만큼 누구나 번쯤 접해 봤을 호기심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예를 들어 1광년이라면 그냥 까막득하게 빛이 일년동안 가는 거리라고 알고 있지만 이것을 숫자로 표기해 아주 가슴에 확! 와닿게 우리가 아는 도량형으로 표시해 준다. 빛의 속도*1초*60*60*24*365=?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조단위의 Km였다. 즉, 1광년은 이정도의 거리라는 거다. 가슴에 와 닿지 않는가? 이렇듯 책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자 장점이다. 그 누구도 속 시원히 말해주지 못 했던 그러한 내용들이 여기엔 모두 담겨있었다. 

그래서 이 책은 학생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그리고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이미 자신이 안다고 생각하는 것들도 이 책을 펼쳐보는 순간 모두 새로운 지식으로 바뀌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앞선 지식으로 변하게 될 것이다. 어릴 때 이후로 우주에 관한 책을 많이 봐 왔지만 이렇게 사람들에게 아니 학생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픈 책은 일찍이 없었다. 특히 가장 왕성한 호기심과 꿈을 펼칠 나이인 초등학생들은 꼭 읽어 보라고 하고 싶다. 책 뒤표지에 있는 추천한 선생님 이름이 단순히 광고효과를 노리고 쓰여 있는 것이 아닌 진짜 추천할 만하니깐 추천했다고 진정으로 느낄 것이다. 지금의 나도 그러하니깐.
 
오랜만에 재미있는 우주와 별에 관한 내용을 읽었다. 그리고 다시금 밤하늘을 볼 때마다 책의 내용을 떠 올릴 것이다. 이제 우주의 세계가 까막득하며 두렵지 않다. 오히려 그들에 대해 더 알고 싶어졌다. 조만간 조카에게 보여주고 그 녀석과 하늘을 보며 우주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고 싶다. 아마도 녀석이 날 보는 눈빛이 달라 질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즐거워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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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조곡
온다 리쿠 지음, 김경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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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의 여자들이 있다.
모두들 한 여류작가의 팬이다. 그리고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 일년에 한 번씩 생전에 그녀가 살았던 저택에서 3일간의 모임을 갖는다.

그리고 이 5명의 여자들의 공통점이 하나 더 있다. 모두 작가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있다는 거다. 그녀의 죽음을 경찰은 자살로 결정지었지만 이들은 결코 자살로 생각하지 않고 살해당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의문을 품은 채 그녀들은 수 년을 보낸다. 그러던 중 검은색 꽃병이 모임에 맞춰 배달되는데....

줄거리다. 아니 배경이라고 하는 게 맞겠다. 그런데 사실 배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온다리쿠의 책 '밤의 피크닉'을 읽은 사람이라면 잘 알거다. 즉, 기본적인 배경을 두고 모든 것을 이야기로 끝낸다. 밤의 피크닉에서처럼 밤새 걸으면서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이야기를 통해 그들이 서로 몰랐던 진실과 속마음을 알아가는 것처럼 이 책도 작가의 집에서 벌어지는 3일간의 술판속에서 그녀들이 지금껏 갖고 있었던 진범의 실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물론 그냥 이야기를 하면 맹숭하니 심심하지 않게 약간의 조미료를 촉촉촉 뿌린다.

이야기란게 재미있는 게 하면 할 수록 진실에 다가간다는 거다. 이것이 이미 시간이 많이 흐른 과거의 이야기를 할 땐 그 진실에 대한 접근성은 쉬워진다. '이미 지나간 일 이제는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잖아?'라는 심리로 친구들이나 주변의 사람들과 만나서 약간의 알콜을 섭취하면 당시엔 몰랐던 수 많은 진실을 알 수 있게 된다. 5명의 그녀들도 그랬다. 와인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이야기한던데 결국은 그녀들의 내면 깊숙이 있던 의문의 진실에 대해 도달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꼭 우리네들이 술잔에서 주고받는 장면을 자꾸 생각이 났었고 이책이 끝까지 재미있는 이유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진실게임인 것에 있다. 꼭 우리들이 술잔을 주고받으며 비밀인 양 꺼내는 내용(친구 헤어진 이유같은)이 옆에서 그것은 잘못된 거라고 토를 달며 새로운 진실을 꺼내며 점점 더 완벽한 진실에 다가서는 것처럼 이 책도 그녀들이 주고받는 진실게임 속에서 최종적인 진범의 얼굴을 보게 된다.

이런 이유로 이 책은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특히 마지막의.. 거대한 진실에 옳거니!하며 놀라기도 했으니깐.

그리고 우리는 또하나의 매력인 또다른 진실을 보게 된다. 바로 온다리쿠 자신의 작가관이다.
책은 사람들의 주고받는 대사중에서 종종 작가는 이러한 사람이다. 이러해야 한다라는 등 작가라는 직업에 대해 언급이 된다. 이것은 그냥 언급한 것이 아닌 바로 온다리쿠 자신이 평소에 가지고 있는 작가라는 직업의 가치관과 생각들일 것이다. 이 작가의 팬이라면 알고 싶은 작가의 가치관... 인터뷰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뻔한 답변이 아닌 실제 이 글을 집필할 당시의 가치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재미있는 내용과 함께 좋아하는 작가의 생각까지 알 수 있어 더욱 좋았지 않았나 한다.

'작가란 몽상을 쫓는 사람이다' 멋진 말이지 않나? (대충 이런 말이었다. ㅡㅡ;;)

깊은 새벽이 아니라도 좋다. 요즘같이 어둑한 저녁이나 밤에 홀로 앉아 조용히 책 읽기를 권한다. 약간의 미스터리 적인 면도 있지만 실로 끝까지 차분히 전개되는 내용인 탓에 이런 분위기라면 책 읽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조곡'이라는 제목처럼 여러 이야기들이 모인 뒤섞임 속에서 진실된 하나는 무엇인가 궁금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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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 개정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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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도 공식을 아는가? 가장 간단히 설명하면 '속도변화량/시간'이다. 이것은 흥미럽게도 책을 읽을 때도 반영된다. 특히 이 책 '최악'의 경우는 단지 숫자가 아닌 몸으로 이 공식을 느낄 수가 있다.

3명의 사람이 있다. 그저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현재의 경제사정에 휘청하는 아주 작은 공장을 경영하는 사장, 그저 그날 그날을 파친코 가게에서 때우는 한량, 그날 그날을 그저 무사히 지나가기를 원하는 평범한 은행원. 하루하루가 변함이 없는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그들에게 어느날 나비의 날개짓이 날아든다. 공장의 소음공해, 톨루엔 절도, 성추행 및 강간 미수... 문제는 이 날개짓이 점점 태풍으로 몰아쳐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최악의 상황으로 발전해 간다.

분명 한편짜리 장편인데 책엔 3가지의 이야기가 있다. 앞서 말한 3명의 주인공이 각기 다른 최악으로 달려가는 상황이 그것이다. 읽으면서 예상하겠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 세명의 주인공이 과연 어떻게 서로 조우해서 한방을 터트릴까 그것을 기다리며 책은 점점 가속도가 붙으며 달리게 된다.
하지만 어쩐지 읽으면서 기분이 씁쓰레 하다. 사회적 약자인 주인공들만 점점 최악의 상황으로 빠지기 때문이다. '최악'이 그저 평범한 최악으로 치닫는 주인공들의 좌충우돌 충돌을 그린 해프닝으로 치부해버리기엔 아까운 한가지가 바로 그것이다.

작가는 이 세명을 통해 말하려 한 것이 자신감이 아닐까 한다. 언제나 가진(권력) 자에게 억압을 받고 사는 사람들은 기운이 없다. 그래서 큰소리도 치지 못 한다. 단지 현실에 안주하고 그 현실을 피하고자 할 뿐이다. 이 책 주인공들도 그렇다. 공장 사장은 아무런 죄도 없지만 마을 주민대표자에게 고개를 숙이며, 제품을 납품하는 원청 회사 간부에게 굽신 거린다. 한량인생을 사는 청년은 저보다 힘이 쎈 야쿠자에게 억압을 받으며 그 주먹이 무서워 할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사고를 친다. 은행원 아가씨는 직장내 성희롱과 성폭력을 당하지만 상급자들의 권력에 맞서 대항하지 못하고 스스로 도망칠 궁리만 한다. 아무런 잘못도 한 것이 없고 어찌보면 그들도 거대한 권력의 피해자지만 그 대상에 향해 단지 아무도 듣지 못하는 마음속으로만 소리칠 뿐이다.

하지만 이 세명의 약자가 끝내는 대형 사고를 친다. 사회를 향해 목소리를 내지르는 객기(?)를 부리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묘미다. 재미있게 답답한 마음(?)으로 책을 읽지만 그 답답한 마저 뻥 뚫어주는 마지막 그 객기의 호탕함에 역시 오쿠다 히데오라 칭하게 만드는 재미를 보여준다. 그러나 작가는 역시 냉철했다. '남쪽으로 튀어'에서 이미 보여준 것 처럼 약자는 끝내 약자이다. 정부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아주 대단한 난동을 부린 주인공 아버지가 끝내는 권력의 힘을 피해 도망가는 것처럼 사회를 향해 큰소리로 외친 그들에게도 결국은 냉정한 사회적 판단이 내려져 있었다. 변한건 아무것도 없었다.

최악을 향해 치닫는 주인공들은 어쩌면 우리의 이야기다. 바로 눈앞의 권력에 대항하지 못하고 그저 하루하루가 오늘만 같아라 주문하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다. 소리높여 외치고 싶지만 그럴 용기마저 없는 슬픈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책은 그저 흥미롭게 읽고 책장에 넣어두고픈 책이 아니었다. 다시 꺼내서 읽고 이런 나약한 인간이 되지 말아야겠다는 반성을 하게 만드는 책이 되었다. 과연 우리 주인공들이 나비의 날개짓에 그 바람을 막았다면 폭풍이 일어났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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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촬영법 Outdoor Books 10
송기엽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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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봄을 지나고 이제 여름의 문턱에 들어섰다. 자고로 이제 야생화의 계절이다. 봄부터 시작해서 9월까지 끝없이 피고 지는 들풀도 있겠고, 어느 한 시기에만 잠깐 피었다가 사라지는 꽃들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꽃이 피기 시작하면 비록 후진 카메라지만 산으로 들로 떠났다. 그리고 무턱대고 찍었다. 길거리에 핀 꽃이라면 다 찍었다. 그 사진들이 지금 여전히 소중한 기록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지금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언제나 드는 후회는 있다. 더 잘 찍을걸... 이건 이렇게 찍었어야 했는데... 그리고 그때는 그냥 무작정 많이 찍다보면 노하우가 생기는 줄 알았다. 지금와서 보면 생각이 많이 짧았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진 촬영법을 가르쳐주는 책들은 많다. 하지만 어느 한 분야만 콕 찍어서 전문적으로 말해주는 책은 드물다. 게다가 이렇게 야생화만 촬영하는 방법을 말하는 책은 더욱더 드물다. 그래서 나처럼 꽃만 피면 카메라 들고 떠나는 사람에겐 이 책이 소중한 책이란 생각이 든다.
소중한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인지 책의 내용 또한 별로 실망하지 않았다. 책이 얇은 만큼 초보자를 위한 상세한 설명은 없다. 바로 중급자 이상의 카메라에 대한 지식을 갖춘 사람을 대상으로 책은 설명해 나간다. 그래서 두꺼운 책에 있는 각종 카메라에 대한 이론은 없이 말그대로 촬영법을 설명해 준다. 그래서 초보자는 다소 실망스럽겠지만 중급이상의 사람에겐 정말 필요한 책이라 생각이 들 것이다. 또한 야생화에 관심이 많은 분은 더더욱 그렇다.


이건 책의 목록을 보면 한번에 느낀다. 내가 야생화를 찍으며 가졌던 의문을 모두 해소해 준달까? 큰꽃을 찍는 법, 작은꽃을 찍는 법, 곤충이 있는 꽃, 모여 있는 꽃, 날씨에 따라 흐린날, 맑은 날, 꽃에 대한 사진의 구도 등 꽃을 찍으며 경험할 수 있는 대다수의 경우를 놓고 가장 최적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테크닉을 전수해 준다. 게다가 덤으로 계절별로 찍을 수 있는 대표적인 우리나라 야생화 240종을 수록하였기에 이 책만 들고 다니면 사진을 찍을 때 참고하고 또 꽃을 모를 때도 찾아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DSLR 카메라를 산다. 그래서 보급형도 많이 나왔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카메라를 사고 자기 취향이 아니더라도 한번쯤은 꽃이나 나무와 같은 자연물에 관심을 갖고 사진을 찍을 것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이왕 거쳐가는 과정이라면 한번 제대로 배워보는 게 어떻겠냐고. 야생화 촬영법을 중점으로 다루고 있지만 이것이 비단 야생화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어차피 모든 사물이 자연이 속해 있기에 이 야생화 촬영법만 완벽히 익힌다면 다른 사물은 오죽하겠는가? 앞서 말했지만 이제부터 야생화는 절정기에 이른다. 더 늦기전에 산으로 들로 나가 멋진 사진을 찍고 싶지 않은가? 그렇다면 카메라 가방속에 이 책 한권을 더 넣어가길 바란다. 최소한 후회는 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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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스타 존의 수상한 휴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북스토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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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적인 밴드 비틀즈. 그리고 비운의 멤버 존 레논... 우리는 지금도 그의 음악을 듣고 세계에서 몇 초당 한 장씩 그들의 앨범이 팔리고 있다. 40세에 존레논이 죽은 나이인 이 세계적 밴드의 멤버인 '존'의 숨겨진 4년간의 기간에 의문을 품은 당시 40세의 오쿠다 히데오가 그의 데뷔작 소재로 쓴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책에서는 끝까지 '비틀즈'라는 이름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리고 '존레논'의 풀네임도 사용하지 않는다. 단지 '밴드'라고 칭하고 '존'이란 이름만 사용할 뿐이다. 게다가 실제 '존레논'의 부인인 '오노요코'의 이름도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은연중에 그 밴드와 존이 누구인지 단정하고 머리속으로 상상하며 책을 읽을 것이다.


오쿠다 히데오는 일본에서도 잘 나가지만 '공중그네'이후로 우리나라에서도 잘 나가는 몇 안되는 일본작가중의 한 명이다. 그리고 잘나가는 작가의 방증이라 할 수 있는 데뷔작의 출간이 드디어 되었다. 사실 작가의 데뷔작을 읽는 건 좀 떨리는 일이다. 현재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어설픈 초보였던 시절에 실망을 할 수도 있겠고 그의 시발점을 거슬러 올라가기에 앞으로 나온 작품들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며 작가의 변화를 발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느낌은 '역시 데뷔작이다'란 느낌이다. 뭔가 아마추어틱한 느낌도 들었고 실험정신도 돋보였다. 오쿠다의 작품이 현재 정점을 향해 가는 단계라 했을 때 확실히 그 가장 밑바닥에 있는 계단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의 작품 전반적으로 이루고 있는 엉뚱한 상상력과 밑바닥에 깔린 유머는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님을 볼 수 있었다. '존 레논'을 대상으로 글을 쓴 점과 책 줄거리의 핵심 소재로 작용하는 변비때문에 고생하는 존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었다. 또한 미래 '이라부'를 탄생시킬 다소 엉뚱한 신경과 의사 등 작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작품에 산재한 원초적인 작가의 내면에 살아있는 시작점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떡하다보니 이 책과 거의 동시에 발매한 '스무살 도쿄'를 제외한 국내에 출판된 오쿠다 히데오의 모든 책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그의 팬은 아니다. 그가 추구하는 유머코드가 나와 달라 그의 책을 읽고 웃은 적도 없다. 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그의 책을 읽고 언제나 유쾌함을 느꼈다. 가까운 형님은 '공중그네'를 읽더니 한동안 '이라부'가 된 듯 '으흐흐흐흐흐~~'만 남발할 정도로 그의 책엔 독자를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 책도 그런 책이 될 수 있을 가능성을 봤다. '변비'에 고생하는 존의 말초적인 배설을 우리는 그의 재미있는 표현과 실제 존 레논의 인생사를 책에 담아 풀어낸 '변비'의 원인을 일말의 거부감도 없이 읽어내려 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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