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을 자리 보리피리 이야기 10
박선미 지음, 장경혜 그림 / 보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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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을 자리

 

며칠 전 딸 아이가 첫 생리를 시작했어요.

속으로 이제 준비를 슬슬 해줘야겠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막상 닥치니까

아이보다 더 놀라 어리둥절..

기쁨보다는 걱정이 더 크더라구요.

아이가 좋아하는 케잌사다가 잘 성장하고 있음을 가족모두 축하해주면서

​이제 더이상 아이가 아니니...

이제 몸가짐도 더 조심하고, 배를 따뜻하게 해야한다 등등..​

당부를 잔뜩했더랬죠..^^

시기적절하게 그럴즈음 만난 <앉을 자리>~

첫 달거리를 맞는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더 기대하며 읽어보았답니다.




​14살 야야는 무슨일인지 도대체 알길이 없어요.

배가 아프면서 허리가 뻐근하고,

다리가 주무룩 한 것이 내내 기분이 안 좋은데다 학교에서는 속옷에 피가 묻어나는 걸 보며

​죽을병에 걸렸나 하면서 혼자 전전긍긍댑니다.

그렇게 신나했던 버스타는 날에도

야야는 혼자 친구들과 떨어져 집으로 걸어오면서 내내 슬퍼하지요.

하지만 이내 엄마와 고모가 야야에게 온

변화를 알아차리면서

첫 달거리를 시작한 야야에게 세심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없어서, 고삭부리, 개짐 등..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로 이야기를 끌어가는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아주 오래전 옛날인 듯 싶어요.

좋은 반찬에 독상을 받는 아버지, 오빠와 남동생에게만 반찬을 올려주시는 어머니,

성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아 자신에게 온

첫 생리를 병으로 착각하는 아이,

자른 천으로 올이 풀리지 않게 감친 후, 천 기저귀를 쓰는 모습 등..​

할머니 세대의 이야기 인듯,

지금이랑은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인지라 사춘기 딸 아이와 40대인 저 역시

책 내용을 공감하기에는 살짝 부족하지만,

첫 달거리를 맞는 딸 아이에게 엄마가 세심하게 마음쓰고 알려주며

이래저래 당부를 하는 모습은 지금과도 많이 닮아 있는 거 같아요.

하얀천의 폭을 자르고,

착착 접어 노란 고무줄을 끼워​ 사용하는 천기저귀 사용법을 

야야에게 알려주는 장면,

그리고 엄마한테 배운대로 야야가 천기저귀를 접어보는 장면 등은

 아주 인상적이였어요..^^

지금처럼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지 않으니까

저렇게 천기저귀를 사용하고,

또 푹푹 삶아 안보이는 곳에 널어 말려 사용하는 모습은 무척 낯설게 느껴졌거든요.

또, 딸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는데,

첫 달거리를 시작하니 걱정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건강하게 잘 크고 있구나 싶어 고맙기도 한 야야 엄마 모습은..

얼마전 첫 생리를 시작한 딸을 둔 내 맘과 어찌 그리 똑 같은지요..^^

야야 엄마처럼 ​제 맘도 딱 그랬거든요.

내 딸이 아직도 어리게만 느껴지는데,..

그리고 어찌 뒷감당 잘해낼 수 있을까?

하지만 또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거니까...

이런 생각에 기쁨과 걱정이 만감하며 사실 제 머릿속이 복잡했었던 거 같아요.

"꽃이 핀다 카제? 인자 니도 꽃피는 나이가 된 기다."

'꽃이 핀다꼬?​'

"꽃이 그냥  피더나? 마음가짐도 몸가짐도 반듯하고 정갈하게 해야 된다는 기다."

​.................

"어른이 된다꼬 배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기다.

더 아플때도 있을끼다. 참다보면 어른도 되고."

"인자 얼라가 아니라는 말이다. 엄마가 될 몸이라는 말이다. 듣고 보는 거 하나하나 가려서 잘 보고, 잘 듣고."

"앉을 자리도 한번 더 살펴서 앉고."​  (​p33..본문중에서)

첫 달거리를 시작한 야야를 어른스럽게

대접해주는 야야 엄마를 보면서

저두 마냥 어리게만 보지 않고 딸을 좀 더 존중해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첫 달거리를 시작하는 딸에게 엄마로써 당부와

해 주고 싶은 따뜻한 이야기가 다 들어 있어요.

사춘기 딸을 둔 엄마가 딸에게 선물 하면 좋을 듯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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