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차가운 희망보다 뜨거운 욕망이고 싶다 - 청년 김원영의 과감한 사랑과 합당한 분노에 관하여
김원영 지음 / 푸른숲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4/20은 장애인의 날이죠. 장애인단체에서는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라고도 부릅니다. 이동권 문제, 장애등급제, 부양의무제 등 장애인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 뿐 아니라 장애인을 대하는 법률조차도 차별적이고 부당하기에 차별철폐의 날이라 부르며 전국적인 투쟁을 벌입니다. 몇 일전에도 고속버스에 타려고 모인 집회자들에게 최루액을 뿌리며 강경대응한 경찰의 모습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이 시국에.. 참 대단한 한국이지요 ㅠ ㅠ

이 책은 수기로 쓰여져 있어서 저처럼 장애문제와 관련해 잘 모르는 사람이 읽기에 참 좋습니다. 장애운동의 역사나 개념들에 대해 알려주는 책은 아니지만 장애인 친구가 '내 삶이 이랬어. 넌 이러한 차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 라고 묻는듯합니다. 저와 또래라서 더 공감이 갔을지도 모르겠어요^^

김원영씨는 책의 제목대로 뜨거운 욕망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그리고 재능도, 능력도 많은 사람이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욕구가 장애인이라는 정체성에 더 다가가게 했습니다. 하고 싶은게 많은 사람이니 자신을 숨기고 살 수가 없었던거죠. 그러다 보니 사회로 나서게 되고 그 때마다 벽에 부딪히고 느끼게 된거죠. 자신의 장애를, 사회의 시선을. 그는 휠체어를 타는것을 ‘바깥세상의 아찔한 높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휠체어로는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없는...

능력 있는 그는 처음엔 ‘슈퍼장애인’이 되고자 했습니다. 책 표지에도 쓰여져 있는 것처럼 '장애를 극복한 장애인' 인거죠. 사실 이런 표현 많이들 쓰잖아요. 그치만 그는 말합니다. 장애를 극복했는데 어떻게 장애인이라 부를 수 있냐구요. 언론에서 보도되는 슈퍼장애인들의 삶이 얼마나 다른 장애인들을 괴롭히는 일인지. 다들 겪어보셨죠? 엄친아 엄친딸^^

결국엔 장애를 극복해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기 보다 장애인이란 정체성을 찾음으로써 그는 장애인 운동단체에서 활동하게 됩니다. 많은 청년들이 스펙쌓기를 계속하기 보다 자신의 계급과 노동자임을 자각하는 것처럼요.
장애도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차가운 희망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살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어야 한다고 뜨겁게 욕망하고 싶다! 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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