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빠지게 된 여러 계기가 있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사랑하는 모습은 개인주의입니다.
주변인들의 지나친 간섭과 예의 없는 관심에 휘둘려본 적이 있다면 냉정할 만큼 서늘한 일본의 개인주의를 선호할 수밖에 없을겁니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왜 머리가 짧은지, 왜 그런 옷을 입었는지. 뒤돌아서서 한 번 더 보거나 나중에 친구들과 흉을 볼지언정, 면전에 대고 묻지 않는 것만으로도 여기 살 이유가 충분할 정도입니다. 지나친 개인주의와 체면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발생하는 사회 문제도 많지만, 그런 겉치레라도 할 줄 아는 게 차라리 낫다는 마음도 들곤 합니다.
그리고 이런 개인주의는 이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중 가장 좋아하는 것이 외식 문화입니다. 혼자서 먹고 마시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죠. 요즘은 한국에서도 혼자 먹고 마시는 문화가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있다니 다행이지만, 아직도 ‘끈끈한 집단 문화‘를 미덕으로 여기는 사회 분위기는 쉽게 바뀔 거라 기대하지 않습니다. - P1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