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누구를 위한 민주주인가 - 잠든 민주주의를 깨우는 날카로운 질문!
진병춘 지음 / 트러스트북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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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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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랑스러운  태극기 앞에 조국과 민족의 무궁한 영광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바쳐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다짐해야 함'을 강요당하며 대부분의 학교생활을 7, 80년대에 했던 사람들에게 우리나라 헌법에 저런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알거나 들먹이는 사람은 불온한 사상자로 빨간 딱지를 붙이던 시절을 나는 살았다.
헌법의 몇 조 몇 항까지 들먹이지 않더라도 '민주주의'란 단어 자체가 불온 내지는 빨갱이로 분류되던 시대를 살아온 나에게 광장을 뒤덮는 저 노래에 불편함, 두려움을 느꼈을 때 나는  슬펐다.
헌법에도 저렇게 잘 명시되어 있건만, 왜 우리는 민주주의를 말하면 안 되었을까?

그 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기준은 '투표권과 소추권'이라던 어느 방송에서 한 유시민의 말이다.

우리가 흔히 민주주의 국가들 중에서 가장 먼저 손꼽거나  부러워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러나 투표권을 기준을 하자면 참 당혹스러운 내용 중 미국이 일인 일 투표권 개념의 평등한 보통선거권을 도입한 것이 1965년이라고 한다. 중국의 1947년, 미얀마 1935년, 페루와 콜롬비아의 1955년 보다 훨씬 뒤의 일이다. -- 45쪽--

이렇게 보면 1948년 제헌국회 구성을 위한 첫 선거에서부터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신분의 고하를 따지지 않은 선거를 치른 우리나라는 그 역사가 두 차례의 유혈 혁명 끝에 이뤄낸 프랑스의 1944년과 비교해도 결코 늦지 않았고, 1965년의 미국보다 훨씬 앞섰음을 자랑스러워해야 것이다. (여기서는 임시정부의 선거는 논외로 하고. 그런데 왜 우리는 이런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것일까?)

많은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국가의 이념으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내란 혹은 그에 상응하는 유혈 항쟁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간혹 우리나라 민주주의를 가만히 앉아서 미국이 가져다준 선물 내지는 뚝 떨어진 감을 줍듯 된 것인 양 비하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유시민의 후불제 민주주의를 읽다 보면 그런 뉘앙스를 느낀다.)
그럼 우리나라는 1948년 선거 이전에는 민주주의란 개념 자체가 전혀 없었던 것일까?

이 책에 아쉬운 점이 바로  그 부분이다.

이 책의 기획의도 자체가 우리나라 현대 민주주의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1부의 아테니아 시대의 기원전 민주주의 역사나 영국과 프랑스의 역사를 다룬 부분에서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해서 조금은 언급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자칫 이 책을 읽고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역사를 제헌 헌법 이후로 볼지 모를 독자를 위한 배려라고나 할까.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은 내가 그 속에 함께 있었던 민주주의 역사와 현장에 대한 기록이란 점이다.

두 번째는 정치평론가들이나 이해할만한 민주주의 원론에 대한 기록이 아니라 일반 시민 혹은 민중, 청소년까지도 몸으로 겪은 현장과 사건의 역사에 대한 해석이란 점이다.
(민주주의가 성 나이, 신분, 학력, 경제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아주 충실한 책이라고 본다.)

이쯤에서 우리는 이렇게 훌륭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태어나고 살면서도 민주주의의  의미를 망각하거나 소중하다 여기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긴다. ( 심지어는 언급하는 행위 자체를 불온시 하기까지....)

나는 그 원인이 언론의 자유와 왜곡된 교육과 관계있다고 본다.

『대한민국 누구를 위한 민주주의인가』의 저자 진병춘도 이 책의 4부에서 다루었듯이 언론과 양심의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권력에 아부하는 수준을 넘어 권력을 누리고자 하는 오늘의 언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학생이 된 아들에게 민주공화국의 뜻이 뭐냐고 물었더니 모르겠다고 한다. 들어보았냐고 물었더니 촛불집회에서 '헌법 제1조' 노래 가사에서 들었다고 한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다.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목표는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민주주의가 무엇인지를 가르쳐야 하는 게 아닐까?
태극기라는 우상 앞에서 가슴에 손을 얹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충성 맹세를 시킬 것이 아니라.

그런 의미에서 학교에서 다하지 않는 민주주의 교육을 이 책으로 가정에서부터 실천해볼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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