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 신발
마리베스 볼츠 지음, 노아 존스 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7년 4월
평점 :
품절


 

 

 

"무엇을 가지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클 수 있음을 알게 해준 제레미의 신발"  




"엄마 요즘 우라 학교 애들한테 유행하는 게 있어. 그게 뭔 줄 알아?"

"뭐 게임? 자전거? 보드?" 

"아니. 근데 이번에도 나만 없어." 

"도대체 이번엔 그게 뭐꼬?"

"그게 힐리스 운동화야." 

"웬만한  애들은 그게 다 있어.  '근데' 이번에도 나만 없네!"


위로 두 형이 있는 우리 집 막내에겐 또래 아이들에게 있을 법한 웬만한 것들은 다 있습니다. 

자전거도 세발부터 기어까지 몇 대나 되고 인라인이나 스케이트보드, 폰도 몇 개씩이나 있고, . 장난감, RC카 하다못해 축구화까지.....

다만 연식이 좀 됐고 사용감이 있다는 게 흠이지만 말입니다.


그런 막둥이에게도 없다는 이 바퀴 달린 운동화가 뭐라고. 에효~~~ 


학교에 들렀더니 아닌 게 아니라 너도나도 바퀴 달린 운동화를 타고 다닙니다.  


그걸 보노라니 저 바퀴 운동화는 또 얼마 동안 유행할까 싶습니다.

거금 주고 사다 며칠 날리더니 고이 모셔만 두고 있는 드론, 유희왕 카드가 유행이라고 사다 날라서 한 상자를 모으더니만 유행 지났다고 요샌 쳐다도 안 보지, 무슨 플라스틱 딱지, 광속으로 유행하다 지나가 버린 이름도 기억에 남지 않는 팽이.....


그런 마음으로 이 운동화의 유행 또한 오래지 않고 지나가리라 하고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과 나만 못 가지는데서 오는 소외감을 느끼는 막내의 마음은 정말 동상이몽입니다.


여기 남들은 다 가진 것을 자기만 가지지 못한 것에서 오는 소외감에 힘들어하는 아이가 또 있습니다.  


학교 친구들은 다 가진 '하얀 줄무늬가 두 개 있는 목이 긴 검정 운동화'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 가난한 제레미만 없습니다.

발야구를 하다가 신발 밑창이 떨어졌는데 선생님이 어린 동생들이나 신을 법한 동물 캐릭터가 그려진 찍찍이 운동화를 주셨습니다.

그걸 본 친구들이 웃었지요.

안토니오만 빼고요.


새 운동화가 너무 비싸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찾아간 중고품 가게에서 발견한 바로 그 신발.

그런데 제레미의 발엔 맞지 않습니다.

 

 

 

 

그런데 친구들이 다들 제레미의 찍찍이 신발을 보고 웃을 때 웃지 않았던 유일한 친구 안토니오는 운동화에 테이프를 감아 신고 있습니다.

왜 제레미는 계속 안토니오의 신발이 신경 쓰이는 건지....

심지어 안토니오의 발이 제레미 자신의 발보다 작은 것을 알게 됩니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  

안토니오네 현관문 앞에 낯익은 신발이 놓여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진 금방 알겠네요.

 

 

 

 

자신이 선물한 신발을 신은 안토니오가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그걸 보고 있는 제레미도 기분이 좋아졌지요.

물론 자신의 신발을 볼 때면 아직은 속상하지만 말입니다.


안토니오는 그 신발을 선물한 사람이 제레미란 걸 알까요?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이나 남들이 다 가진 것을 갖지 못할 때 느끼는 소외감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아니지요.

어쩌면 아이들이 더 크게 느끼겠네요.

제레미의 경우엔 가난이란 문제까지 겹치니까 그 깊이가 더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더 여러운 친구를 살필 줄 아는 제레미, 그건 늘 마음 따뜻한 할머니의 영향이 아닌가 합니다.


욕망 덩어리 우리 집 막내도 이 책을 함께 읽고 무엇을 가지는 기쁨보다 나누는 기쁨이 더 클 수 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 힐리스 운동화를 완전히 포기하진 않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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