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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 ㅣ 파랑새 사과문고 79
김향이 지음, 김동성 그림 / 파랑새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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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동화로 만나는 우리의 아름다운 전통문화!
김동성 화백의 한국적인 수묵담채 느낌의 그림과 어울려서 아름다운 책으로 탄생했습니다.
「베틀 노래 흐르는 방」 에 나오는 정월이 할머니 같은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면 우리는 어쩌면 베틀로 직접 짠 베도 베를 짜면서 부르던 베틀 노래도 더는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날들이 올지도 모릅니다. 제가 지금의 저희 아이들보다 더 어렸을 땐 마당에서 삼을 찌고, 밤새 모기를 쫓으며 삼실을 잣고, 물레를 돌리고, 철커덕철커덕 베틀을 돌리는 소리를 밤새 듣곤했었지요.
그러고보니 속도에 밀리고, 편의성에 밀리고, 상품의 가치를 따지는 기준에 밀려 이젠 이런 베틀을 박물관이 아니면 볼 기회도 없고, 정월이 할머니처럼 베틀에 앉아 베를 짜는 모습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 아니면 볼 수도 없게 되어버렸네요.
「무지개 꽃살문」이야기의 배경이된 범어사는 정말 꼭 가보고 싶어집니다.
그동안 유명하다는 사찰을 돌아볼 기회는 많았지만 풍광만 대충 둘러보았을 뿐 이렇게 꽃살문이며, 단청이며를 꼼꼼히 살펴본 적이 없는듯 합니다. 정말 우리 조상님들은 무시로 드나드는 문짝의 작은 조각조차도 의미없이 만들진 않았네요. 그 속에 문살을 만든 장인의 영혼이 담겨있음을 이 한편의 동화로인해 다시금 깨닫습니다.
「구름 속에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란 뜻의 운조루의 이야기만이 아니더라도 우리 조상님들은 집을 짓더라도 그 땅과 산과 물의 조화를 먼저 생각할 만큼 신중했습니다. 대문 앞으로 도랑을 낸 것은 소방수의 역할도 있었지만 문 앞에 하마석을 세워두어 먼 길을 달려온 말을 하마석에 매어 도랑물로 목을 축이고 피로를 풀게할 만큼 과학적이면서도 합리적이었군요.
그러고 보면 오늘날 집이라하면 무조건 얼마냐하는 돈의 가치로만 생각하는 요즘 사람들의 가치관과 많이 비교되는 동화입니다.
오색팔중산춘 동백은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일본 장수가 약탈해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바칠 정도였을까요?
저는 동백꽃이면 다 같은 동백꽃인가했었는데 말입니다.
그러고보면 왜놈들이 동백꽃을 약탈해 갈 정도면 얼마나 많은 땅과 조선 사람을 약탈했을까 미뤄 짐작이 갑니다.
「동백꽃 이야기」속 오색팔중산춘 동백은 고행 땅으로 돌아오지만 그때 수탈당한 문화재들은 아직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것들이 많지요. 문화재 뿐만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그리며 돌아오고 싶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동화집으로 엮은 베짜기, 전통 옷, 건축과 동백 이야기를 통해 잊고 있었던 우리의 전통 문화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이런 전통 문화를 이젠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이 책을 읽는 아이들이 우리 민족은 자연과 사람과 더불어 사는 가치를 지키면서 살았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길 바래봅니다.
****한우리 북카페와 파랑새 출판사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