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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
조앤 그린버그 지음, 윤정숙 옮김 / 챕터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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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적 이야기가 아니라면 결코 쓰여질 수 없는 소설이다.
바깥에서 들여다 본 데버러들의 세상을 쓴 소설은 많다.
그렇지만 그 안에서 살고 있거나 살았던 데버러들이 쓴 진짜 그들의 이야기는 과연 얼마나 될까?
자신이 직접 겪었기에 사랑하는가족에게로, 병원 밖의 세상으로 돌아가고픈 그들의 절절함에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무너질 듯 아픈 소설!!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는 10대 소녀의 이야기다.
당연히 난해하다.
이야기는 수시로 방향을 잃고 엉뚱한 곳으로 빠지고, 엉뚱한 인물과 사건이 끼어든다.
어느 것이 진짜 데버러의 이야기이고, 어디부터가 그녀의 의사 프라이드 박사의 이야기인지 불분명하다.
데버러를 따라 가다보면 우리는 어느새 데버러의 머리속 왕국 이드에 도착해있다.
이드의 언어로 이드인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정신분열증을 오래도록 앓았다는 작가가 이끄는 대로 데버러를 이해하기 위해 따라가다보면 우리나 정신분열의 세계를 사는 사람들과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이드의 세상과 확실히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얼마나 외롭고 힘들고 무섭고 슬프고 안타까울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가족들과 이웃으로 부터도 보호받지 못하고 비난 받거나 배척 당하는 우리 주변의 많은 데버러들은.
<난 너에게 장미정원을 약속하지 않았어>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정신적인 아픔을 겪고있는 환자들이 얼마나 돌아오고 싶어하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현실과 정신분열의 세상 이드가 뒤섞여 있으나 그곳을 벗어나기 위해 온몸으로 맞서 병과 싸우고 있는 데버러들을 이해할 수 있을듯하다.
이젠 나도 왜곡과 편견 없는 따뜻한 눈으로 그들을 기다려줄 수 있을 듯하다.
"살아갈 좋은 날들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