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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파이어 소녀 반다 - 거울아 거울아, 내 모습을 어디로 가져갔니? ㅣ 글로연 그림책 6
시우바나 지 메네제스 글.그림, 김정아 옮김 / 글로연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사랑하는 내 눈에는 네가 제일 예뻐!"

"거울아 거울아, 내 모습을 어디로 가져갔니?"

채식주의자 뱀파이어 소녀 반다.
반다도 다른 뱀파이어들 처럼 낮엔 관 속에서 잠을 자고,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때 관에서 일어납니다.

그런데 반다는 거울에 모습이 비치지 않는 답니다.
그래서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나는 어떻게 생겼을까?
못 생겼나?
아님,
예쁠까?"


"거울아, 거울아,
나는 도대체 어떻게 생겼니?"
"내 모습을 볼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안고 사느니, 차라리 쨍쨍한 햇볕 아래에서 가루가 되는 게 훨씬 낫겠어!"

좋아하는 음악도 발레 수업도 반다의 슬픔을 위로해주지 못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슬픈 건 반다만이 아니네요.
토니의 눈에는 반다가 예쁘기만 한데, 보름달이 뜬 밤 거울 속에 비친 토니 자신의 모습은 얼마나 끔찍했는지.....
아, 반다는 드디어 자신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사랑에 빠진 토니의 눈을 통해서 말입니다.
"반다와 토니는 끝없이 사랑하는 운명이 된 거야.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눈이 되어주었기 때문에
반다는 토니에게서 자신을 보았고,
토니는 반다에게서 자신을 보았어."
보름달이 뜬 밤, 이제 박쥐가 된 뱀파이어 소녀 반다와 늑대가 된 토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와 함께 행복한 밤을 보내게 되었군요. 영원히.....
그래요.
사랑인란 거, 사랑하는 사람 그대로를 좋아하는 게 아닐까요?
유아, 어린이용 그림책에서 이렇게 사랑스러운 뱀파이어는 '뱀파이어 소녀 반다'가 처음입니다.
게다가 사랑에 빠진 소녀 뱀파이어라니.
뱀파이어는 흡혈이란 자체가 가진 폭력성 때문에 어린이 책의 소재로 쓰이기엔 부담이 크서인지 뱀파이어를 주인공으로한 책이 파랑새어린이에서 출판한 조안 스파르, 상드르나 자르텔의 '꼬마 뱀파이어' 이외 딱히 떠오르는 책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 책이 더욱 반가운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작가 '시우바나 지 메네제스'는 브라질 작가라고 하니 더욱 반갑습니다.
왜냐하면 아동도서 계에서 브라질이라고 하면 그동안 거의 접해보지 못한 문화권이기 때문입니다.
'뱀파이어 소녀 반다',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어린이 책을 찾으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오늘 밤도 졸리고 피곤한 엄마를 쪼르던 녀석이 꼬질한 손가락으로 엄마 눈을 벌리고는 눈동자에 비친 자기 얼굴을 확인하면서 한마디 합니다.
"엄마, 지금 엄마 눈에 비친 사람이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 얼굴이래!"
그래, 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엄마 눈에는 니가 제일 사랑스럽단다.